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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으로 간 능소화

담장 밖으로 초록의 줄기가 뻗어 내리고 그 초록 바탕에 선명한 주황색으로 핀 꽃이 참 보기 좋았다. 대개는 나무를 타고 오르며 자랐는데 시골의 돌담 밖으로 가지를 늘어트려 핀 능소화는 정말 예뻤다. 그게 좋아 이미 십 수년 전에 묘목을 구입해 심었지만 워낙 좋지않은 토양 탓인지 몇 년이 지나도 성장을 멈춘 듯 꽃이 피지 않았다. 옆으로 번식은 잘하는 것 같았지만 묘목의 크기는 늘 고만고만하였다. 그런데 능소화 묘목을 키우는데는 나무와 같은 높은 지주가 필요함을 몇 년이 지나서야 알게 되다. 주 묘목에 긴 지줏대를 세워 준 후에야 꽃을 피웠지만 척박한 땅에 뿌리내리기가 힘들어서 인지 꽃은 많이 피지 않았다. 그래도 스스로 번식을 잘하는지라 새롭게 뿌리를 내린 묘목 한 삽을 떠서 언덕 위 밤나무 아래에도 심..

2020.0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