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내용 중에서... 2

나의 예도 세월에게 물어 보오

(익신문화관광재단 발행 "예인열전"에 수록) 운명의 동자승이 되다 미륵산 아리랑고개 너머로 겨울 찬바람이 불던 어느 날 익산시 금마면 산북리 산자락의 한 종가(宗家). 사람도 살림살이도 없이 마치 폐가처럼 방치된 집에서 홀로 산고를 치르던 여인은 마침 인근을 지나던 탁발승에 의해 가까스로 혼절을 면할 수 있었다. 신음소리와 아이울음에 놀란 스님은 황급히 부엌으로 달려 가 물을 덥히고 탁발했던 쌀로 미음을 만들어 정성으로 산모와 아이를 보살폈다. 온기라고는 엄마의 체온뿐이던 차가운 방에서 태어 난 아이는 다행히도 건강했다. 1935년 음력 정월의 일이다. 아이의 아버지는 전주 이(李)씨 회안군파 21대 종손이었지만 그동안 낳았던 일곱 자식 거의를 영양실조와 질병 등으로 유아시기에 잃어야 했던 충격으로 실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