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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맡의 분꽃향

9시 30분이 지났다. 잠자리에 들어야 할 시간, 거실에서 좀 더 미적거리다가 안방으로 들어 가 침대에 눕다. 거실에서 아직 책을 들여다보고 있는 아내에게 그만 '둔너'라고 실없이 소리하다가 눈을 감았는데 어디선가 은은하게 풍겨오는 향기.- 이게 무슨 향기지?거실에서 약간의 향 기운을 느꼈지만 일시적인 것인 줄 알았다.그런데 잠자리 머리맡으로 계속해서 그 좋은 향이 좀 더 진하게 풍겨 오고 있는 것이었다. 밖에 그럴만한 꽃이 없는데 웬일일까. 독할 정도로 향이 강한 두릅은 이제 시기가 지났고 보면 국화와 구절초가 필 때까지 이제 더 이상의 꽃향기는 기대할 수 없었다. 해질 무렵에 피었다가 아침에 져버리는 분꽃. 이 사진은 마악 꽃잎을 닫기 전 아침 6시 30분 무렵에 찍었다. 향기는 낯선 게 아니라 어..

내 집 이야기 2026.08.27

팽나무야 미안하다.

마당 한쪽에 서있는 어쩌면 내 집의 상징처럼 여기고 있던 팽나무 한 그루를 두고 고민하다. 수령으로 치면 대략 25년 정도 되지 않았을까 싶은데 집을 짓기 시작할 때 마당 동편의 경사진 곳에 자라던 나무였다. 집을 지으면서 마당 평탄화 작업 중 포클레인 기사가 밀어버리려고 한 것을 나는 '살려두라'라고 했다. 당시에는 수종이 무엇인지도 모른 상태에서 그나마 없으면 마당이 너무 허전해 보이지 않을까 싶어서였다. 기사회생한 나무는 주인에게 보답하듯 쑥쑥 자라 어느새 집 마당에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고 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흔히 마을 어귀의 당산나무로 불려지던 팽나무였다.나무는 매우 빠른 성장 속도로 자라 어느새 내 집의 키를 훌쩍 넘기게 되었다. 하여 멀리에서 내 집을 볼라치면 이 팽나무에 가리어 ..

내 집 이야기 2026.08.26

붉은 고추

제목을 '붉은 고추'라 하고 보니 장예모의 '붉은 수수밭'이 떠오른다. 나는 그저 텃밭의 붉은 고추를 얘기하고픈데. 시골에서는 붉은 고추라는 표현보다 '홍고추'라 말한다. 그러나 정감은 아무래도 붉은 고추라 함이 더 나은 듯. 봄에 고추 모종을 10개 심었다. 맵지 않은 오이 고추와 그 반대인 매운 고추 각각 5개씩. 오이 고추는 그냥 반찬 삼아 풋고추로 따 먹기 좋았고 매운 고추는 국을 끓일 때나 요리할 때 음식 맛을 살리는데 좋았다.그동안 세 식구가 풍족하게 따 먹었는데도 많이도 열리는 탓에 아직도 많이 달려 있다. 그러던 것이 환절기에 접어들며 어느새 붉게 익어가고. 참 보기 좋은 가을의 신호다. 집에서의 김장용 고추를 직접 재배하여 해결할 요량으로 초기에는 대량 재배해 봤으나 실패했다. 농약을 사..

텃밭 농사 2026.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