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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추 풍년

폐백에서 대추를 던져주는 모습을 보고 '왜 그러느냐'라고 하니 '자식 많이 낳고 번성하라고'라는 답을 들은 일 있다. 그땐 그냥 그러는가 보다고 생각했는데 후에 대추나무에 열매들이 무수히 달린 것을 보고서야 이해할 수 있었다.지금 내 집 대추나무 모습이 그렇다. 해 거르지 않고 많이 열리는 편이지만 올핸 유독 많은 것 같아 처음으로 대추 얘기를 쓴다. 대추나무 역사도 내 집 역사와 같다. 집 짓고 난 후 작은 묘목 2그루를 심었으니 수령으로 치면 22살쯤 되지 않았나 싶다. 그런데 결실기 무렵이면 벌레 피해가 심해 털어서 거둔 것이라곤 불과 몇 움큼. 그것이라도 말려 약재료로 쓰거나 차를 끓어 마시곤 했다.그냥 그러려니 하며 지냈는데 올해 처음으로 아들 녀석이 개입한다.목초액이 효과 있다니 그리 해보..

내 집 이야기 2026.09.06

머리맡의 분꽃향

9시 30분이 지났다. 잠자리에 들어야 할 시간, 거실에서 좀 더 미적거리다가 안방으로 들어 가 침대에 눕다. 거실에서 아직 책을 들여다보고 있는 아내에게 그만 '둔너'라고 실없이 소리하다가 눈을 감았는데 어디선가 은은하게 풍겨오는 향기.- 이게 무슨 향기지?거실에서 약간의 향 기운을 느꼈지만 일시적인 것인 줄 알았다.그런데 잠자리 머리맡으로 계속해서 그 좋은 향이 좀 더 진하게 풍겨 오고 있는 것이었다. 밖에 그럴만한 꽃이 없는데 웬일일까. 독할 정도로 향이 강한 두릅은 이제 시기가 지났고 보면 국화와 구절초가 필 때까지 이제 더 이상의 꽃향기는 기대할 수 없었다. 해질 무렵에 피었다가 아침에 져버리는 분꽃. 이 사진은 마악 꽃잎을 닫기 전 아침 6시 30분 무렵에 찍었다. 향기는 낯선 게 아니라 어..

내 집 이야기 2026.08.27

팽나무야 미안하다.

마당 한쪽에 서있는 어쩌면 내 집의 상징처럼 여기고 있던 팽나무 한 그루를 두고 고민하다. 수령으로 치면 대략 25년 정도 되지 않았을까 싶은데 집을 짓기 시작할 때 마당 동편의 경사진 곳에 자라던 나무였다. 집을 지으면서 마당 평탄화 작업 중 포클레인 기사가 밀어버리려고 한 것을 나는 '살려두라'라고 했다. 당시에는 수종이 무엇인지도 모른 상태에서 그나마 없으면 마당이 너무 허전해 보이지 않을까 싶어서였다. 기사회생한 나무는 주인에게 보답하듯 쑥쑥 자라 어느새 집 마당에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고 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흔히 마을 어귀의 당산나무로 불려지던 팽나무였다.나무는 매우 빠른 성장 속도로 자라 어느새 내 집의 키를 훌쩍 넘기게 되었다. 하여 멀리에서 내 집을 볼라치면 이 팽나무에 가리어 ..

내 집 이야기 2026.0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