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목적이 아니었다. 대전에 있는 선대 묘소에 진즉부터 성묘를 다녀올 생각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를 따라 형제들과 함께 1년에 딱 한 번 나섰던 추석절의 연례행사였지만 지금은 오늘처럼 혼자가 되었다.수많은 세월이 흘러 많은 변화가 있었고, 삶에 대한 생각도 많이 바뀌었다. 곁에 함께였던 육신들은 이제 흙이 되어 떨어져 있게 되었고 그래서 찾는 이 없어 얼마나 외로울까 하는 생각들을 자주 하게 되면서 불현듯 집을 나서게 만든다. 나이 탓이다. 지난 1월 하순 보문산에 올라 촬영했던 멀리 식장산의 원경. 돌아오는 길에 비교적 가까운 위치의 식장산을 오르기로 했다. 지난 겨울 같은 대전의 보문산에 올라 멀리 바라만 봤던 산. 무더운 여름날이지만 산행에서는 더위라는 게 의미가 없는 것 같아 그저 물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