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여의도 샛강에는...
어느 야산의 늪지대에서나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산도 아닌 여의도 샛강에 이런 녹지대가 있다니 말이다.
아래 사진은 지난 일요일 여의도와 영등포를 잇는 '서울교' 밑 주변에서 촬영한 것들이다. 버드나무가 제법 아름드리로 자라서 언뜻 원시림을 연상하게도 한다.
누가 일부러 심은 것도 아니고 그냥 그 자리에서 스스로 뿌리를 내린 버드나무들이 건강하게 자라고 있고 그 사이 사이 마다 짙푸른 덤불들로 덮혔다.
너무 우거진 나머지 평상복 차림으로는 도저히 들어갈 수가 없다.
남쪽에서 북서쪽(당산동 방향)으로 바라 본 여의도 샛강. 5m 정도의 좁은 폭 사이로 물이 흐르고 있고 좌우에는 잡초들이 무성하다.
샛강 생태공원이 있는 곳의 무성한 갈대밭. 정면으로 보이는 L 주상복합상가의 우람하고 건조한 인공건축물과 비교하면 경이로울 만큼 한가하고 자연적인 모습을 보여 준다.
갈대 숲과 버드나무 뒤편으로 보이는 여의도 K아파트. 사진으로 봐도 친환경적인 아파트라는 생각을 갖게 하는데 최근 여의도가 우수한 주거환경지로 급부상 됨에 따라 아파트 가격도 급등했다고 들린다.
그러나 우리에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집 그 자체와 삶의 가치가 아니겠는지...
생태공원 안에 조성된 인공 연못. 이 안에는 적지 않은 물고기가 살고 있다. 가끔 씩은 왜가리나 오리의 움직임도 볼 수 있다.
인근에서 사는 주민들에게는 좋은 휴식처가 되어주고 있다.
담수지 안에 놓여 진 그물. 평소 사람들의 왕래가 뜸뜸이 있는 곳이라서 누군가가 포획용으로 설치했을 것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지만 멀리서 보니 그물 안에는 상당히 많은 물고기와 게 들이 들어 있었다.
게의 발견은 신선한 느낌 그 것이었다. 아마 관리사무소에서 무엇인가를 위해 설치했을 것 같은데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없었다.
담수지 안을 여유롭게 돌아 다니는 물고기 모습. 누치 치어로 보여 진다.
샛강 변을 거닐며 산책하는 사람들.
물 쪽에 시선을 주고 있는 것을 보면 무언가가 눈길을 끌고 있는 모양이었다.
자세히 보니 물 한가운데에 제법 큰 파문을 만들어 내는 심상치 않은 움직임이 있다.
분명 큼지막한 물고기가 그 밑에 있다는 징표다.
정지상태로 내 앞으로 다가올 때 까지 기다렸다가 내려다 보니 팔뚝만한 누치 서너 마리가 상류 쪽으로 올라 오고 있는 것이었다.
수심은 매우 낮고 물도 그리 깨끗해 보이지 않았지만 그 안에 물풀이 뿌리내려 살고 있고 그 사이를 커다란 잉어가 지나고 있는 모습이 여간 보기 좋은 게 아니었다.
여의도 쪽 강둑 한 군데에서는 인근 지하철 역에서 뽑아 올린 신선한 물을 인공 연못으로 흘려 보내고 있었다.
강둑 밑의 산책로를 따라 조깅을 하고 있는 모습. 다른 것 보다 산책로를 보도 블럭 등으로 깔지 않고 자연 상태의 그냥 맨흙으로 나눴다는 점이 유독 마음에 든다.
또 다른 방향에서의 샛강 숲.
계절은 7월 초 한 여름인데도 일찍 피어 난 코스모스가 찾는 이를 반긴다.
곁에 있는 누군가를 제치고 눌러서 남보다 앞서 가야만 살아 갈 수 있는 서울, 그 것 때문에 코스모스도 서둘러 꽃을 피웠는지...... 일찍 얼굴을 내민 코스모스에게는 미안하지만 도대체 제 정신으로는 살아갈 수 없는 현실에 한편으로는 마음이 무겁다.
- 2006. 7. 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