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봄이 되면서 집 화분의 제라늄에 빨간 색이 유난히 강한 꽃이 피었다. 이 녀석과의 인연은 30년이 훨씬 더 되는 것 같다. 순천에 사시는 누님이 한번 키워 보시라고 아버지께 선물로 가져 온 것이었다. 그러면서 덧붙인 말씀은 이 녀석은 꺾꽂이가 잘 되어 번식이 무척 잘된다는 것이었다.
그 말씀은 맞았다. 옆으로 나온 가지 하나를 꺾어 새 분에 옮겨 심으면 여지없이 새 순이 돋고 얼마 후엔 꽃을 피웠으니까. 나는 그것을 광주에도 서울에도 옮겨 와 기르곤 했다.
접사렌즈를 시골에 놓고 온 바람에 꽃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가지 못했다.
제라늄에는 여러 색깔이 있지만 강렬한 인상을 주는 이 빨간색이 나는 가장 마음에 든다. 유럽의 주택 창가에서 볼 수있었던 서구적 느낌의 꽃이나 요즘에는 가로변 장식용으로도 많이 쓰여 길거리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꽃이 되었다.
아직은 온실 안에서만 키울 수 있음이 불편하다.
방 안에서 본 베란다의 제라늄. (이크- 유리창 닦아야겠군...)
그 옆으로 벌써 두 달이 넘도록 계속해서 꽃을 피우고 있는 부겐빌리아.
아내가 물을 주고 있는 모습을 살짝 찍었는데 찍고 보니 옷 색깔이 비슷해서 꽃과 잘 어울린다는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