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자락 밑에 집을 마련하고 살면 그 옆으로 텃밭을 만들어 여러가지 것을 심어 가꾸겠다고 마음 넉었는데 그 중 첫 째가 고구마였다.
그 첫 해에 손바닥 만한 밭을 만들어 겨우 한 두 바구니 정도 수확해 먹었는데 쉽지가 않아 그 후 포기하고 있었다.
올 해엔 본격적으로 해 보겠다고 열 평 정도 밭을 만들어 호박고구마 순을 심었는데....
먼저 줄기를 걷어 내고... 줄기가 많이 뻗으면 뿌리열매가 부실하다는데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줄기를 걷어내니 봄에 덮었던 비닐이 그대로 나타난다.
그런 다음...
캐기 시작하니 이런 정도의 고구마가 그저 드문 드문 나타날 뿐이다. 호박고구마는 들은 바대로 뿌리가 산발적으로 하나 씩 묻혀 있어서 캐기가 참 힘들었다. "내년부터는 이런 품종 심지 말아야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모두 수확하니 두 박스 정도에 대충 40kg 쯤? 시중에서 10kg 한 상자에 1만5천원 정도하니 이 땅에서 거둔 것은 6만원 정도? 그러나 내것은 도무지 상품성이라곤 없어 보여 굳이 값을 매기면 2만원? 심을 때의 고구마값과 내 인건비를 계량한다면 완전 적자인 셈이다. 그렇다는 얘기다.
경험이 일천하고 게으른 얼치기 농사꾼 작품이니 그럴 수 밖에. 사실 고구마밭을 볼 때마다 적잖은 수확량을 예상하며 가까운 사람들에게 나눠 줄 생각을 줄 곧 했었는데.... 그게 이리 되었다.
그저 내년에는 내 농사기술이 몇 단계 진보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며...
아내와 함께 수확의 기쁨을 맞보며 정겨운 시간을 같는다는 그것만으로도 좋으리니...
그냥 버릴까 하다가 그래도 아깝다는 생각과 함께 근처 음식점에서 맛봤던 갈치조림 속의 고구마순이 생각나 삶아 말려서는 반찬으로 사용하기로..
너무 많은 양도 사실 귀찮은 일거리(?)여서 그냥 이 정도에서 작업을 끝내기로.
- 2013.11.09(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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