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서 보면 마치 소금을 뿌려놓은 메밀꽃 처럼 집단으로 하얗게 피어있는 꽃을 요즘 많이 볼 수 있다.
메밀꽃을 표현한 이효석의 소금은 비금도와 같은 서해안 섬지방에서 많이 생산되는 우리의 천일염같은 색깔이지만 이 미국등골나물은 정제염같다고나 할까? 그 색깔이 보다 하얗다.
이 가을, 산자락의 삭막해진 산책로 주변에 군데 군데 무리지어 피어 있어 잠시 잠시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한국전쟁 시기에 군수물자에 포함되어 이 땅에 퍼졌는지 우리의 등골나물에 비해 앞에 '미국'이란 낱말이 더 붙었다는데 '등골'이란 이름은 왜 붙게되었는지는 나로서는 알 수가 없다.
봄 여름에는 그저 무심히 지나쳤던 잡초같은 식물이었지만 이 가을에 하얀 꽃을 피워 비로소 사람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사람들도 무어 다른가. 그저 무리 속에 섞여있으면 아무도 관심가져 주지 않지만 뭔가 한가지라도 결실을 이뤄내면 조금이라도 관심을 보여주지 않는가.
접사렌즈로 들여다 보기 전에는 꽃이 그저 하얗다는 느낌이 들 뿐이며 그야말로 하얀 소금을 마음 내키는대로 뿌려놓은 것 같은 생각을 갖게한다.
접사렌즈로 들여다 보면 백합같은 아름다운 형태의 매우 작은 꽃들이 20-30 송이씩 다발로 묶여있는 듯한 느낌을 갖게한다. 그래서 자연의 경이로움을 또 한번 깨닫게 하고...
가까이 다가 가면 향기가 코를 찌를 것 같은 생각이 들지만 유감스럽게도 아무런 냄새를 맡을 수 없다.
위 사진 모두는 이 사진의 산책로처럼 내 집 앞에 있는 호암산 오른 길 주변에서 촬영한 것들이다.
- 2006. 10.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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