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은 지 석달 만에 옥수수를 수확하다. 옥수수 수염이 새까맣게 탔을 때 수확하는 것이라고 배웠는데 조금 서둘렀다. 날짐승이나 들짐승과 나눠 먹는 것이긴 하나 조수류 피해가 늘어 나는 것 같아서다. 인적이 없고 보니 아마도 까치들이 수시로 날아 들어 쪼아 먹는 모양이다.
옥수수는 그런대로 실하게 영글어 가고 있었다. 그런데 아무래도 까치의 소행인 듯 드문 드문 알갱이를 쪼아먹고 있어 그대로 두면 피해가 더욱 늘어날 것 같았다. 하여 수염이 까맣고 만져 보아 몸집이 탄탄한 것들은 거둬 들이기로...
절반 정도를 수확한 것 같다. 나머지는 다음 주에 수확할 생각이다. 집을 비워둔 사이에 또 까치떼들이 날아 와 쪼아 먹는다 해도 어쩔 수가 없다. 서로 나눠 먹을 수 밖에...
보관하기 좋게 껍질 몇 겹을 벗겨내는 작업. 시장 가격으로 보면 1만원도 안되는 양이지만 그래도 몇 개씩 나눠먹어야 되지 않을까 싶다. 형님네와 처형 집에, 그리고 언제나 날 위해 주는 근무처 직원에게도 맛이라도 보라고 건네 줘야할지... 머릿속엔 그런 생각이다. ..... 어릴 적에는 옥수수 수염을 아랫입술 밑에 붙이고 "- 엣헴- "하며 대감 흉내도 내고 그랬었는데... 살다보니 한편으로 참 많은 것들을 잃어 버렸다.
그런데 모종을 구입할 때 시장 아주머니는 "알록이 달록이"라며 자줏빛 알갱이가 섞여있는 품종이라고 했는데 그러나 속살이 모두 하얗다. 뜨네기 손님이라서 대충 속여 판 것인지 여산장터의 그 아줌마가 조금 얄밉다.
아내가 마악 쪄 낸 옥수수. 찰옥수수여서 그런대로 맛이 있었다.
- 2009. 7.18(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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