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농사

배추농사의 마지막 작업

소나무 01 2009. 11. 8. 16:38

 

결구가 진행되고 있는 배추를 묶어 주는 게 배추 농사의 마지막 작업이 아닌가 싶다. 이후로는 뽑아서 김장하는 일만 남았으니... 엊그제 파종한 것 같은데 어느 새 3개월 여가 걸려 수확기에 접어 들었다.

 

난 사실 김장에 반대하는 사람이었다.  

예전에는 겨울에 특별히 반찬거리가 될 만한 게 없었고 거기에 식구는 많았으니 김치 하나가 매우 요긴한 것이었으나 지금에냐 어디 그런가. 배추는 사시사철 공급되고 있고, 식구는 적고 그리고 반찬거리와 간식거리는 상대적으로 많아 졌고... 그래도 텃밭이란 게 있어 배추농사를 지은 것이다.

 

 

 비가 내린다 하여 오전 6시 반 무렵 부터 시작한 배추 묶어 주기.

시장에 낼 것도 아닌데 이걸 꼭 묶어줘야 하는지 생각하다가는 마지막 까지 열심히 하자는 마음이 일어 혼자서 두어 시간 정도를 작업하다. 상태로 보아 작업 시기가 꽤 늦어진 것 같다.

 

노란 비닐끈 한 묶음이 모두 소비되었다. 예전 지푸라기로 능숙하게 묶음 작업하시던 아버지 생각, 어젯밤 꿈 생각....  이 생각 저 생각 하면서 심난하던 일거리 한 가지를 끝내다.   

다행히 배추벌레는 더 이상 없었고( 두 마리 잡았다) 작업을 모두 끝낸 후  아침 식사 중에 비가 내려 홀가분 해 졌다.

 

 두 단 중 윗단의 배추밭. 그저 농약을 하지 않았을 뿐이지 거름주기와 솎아주기 등 세심하게 관리한 편이 못되어 크기나 성장 속도가 제 각각 다르니 잘 된 농사는 아니나 그래도 내 능력으로는 잘 한 편이라고 만족해 한다.

하여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이 달 하순 경 뽑아 김장을 하기로 아내와 상의하다.

 

무밭에 남아있는 메뚜기들. 종족 번식을 위한 마지막 시기인 듯 숫놈을 등에 업은 것들이 많이 보인다.

그동안 배추와 무를 해치는 녀석들이 미워 모두 수작업으로 해치웠는데 나비애벌레나 달팽이 등을 포함하여 이 녀석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하지만 막바지에 이런 모습을 보니 처치(?)해 버리겠다는 생각이 사라 져 그대로 두다. 

 

다른 한 곳의 녀석이 내 눈치를 살피며 뛰쳐 오를 자세를 취하고 있으나 나는 관심없는 척 했다. 어떻든 무농약의 상징처럼 내집 밭에서 살고 있으니 내년에 다시 보자는 마음으로....   

 

최근의 한파 때문인지 아님 서리가 내렸던 모양인지 계속 열매를 맺던 오이가 한 순간에 몰락하였다. 잎은 볼품없이 시들어 버리고 열매들도 형편없이 쪼그라 들어 있었다.

 

 가장 효력있는 제초제가 서리라 하더니 결명자도 한 순간에 맥이 빠져 모든 잎을 잃었다. 버려두기 아까 워 열매들을 거두다.

 

 

 

                                                  - 2009.11.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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