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농사

배추 김장하던 날

소나무 01 2009. 12. 1. 08:55

 

11월 말 쯤이면 좋겠다고 시기를 선택하여 배추 김장을 하기로 하다. 많아야 스무포기면 되겠다 싶었는데 텃밭의 배추를 본 아내는 작심을 한 모양이었다. 남편이 애써 농사지은 것이니 가능한 대로 양껏 김치를 담그겠다고 욕심을 부렸다.

하여 가까운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여 함께 김장을 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아내가 가까운 사람이 서울에서 내려 가  1박2일로 도와 주기로 했다고 하길래 그렇다면 남편이 동행해야 되는것이 아니냐고 반문하자 자연스럽게 그리 되었다. 모 기업체의 중진인 남편이 기꺼운 마음으로 함께 내려 가게 되어 4사람이 나의 차편으로 함께 내려오게 되었다.  송선생은 배추 뽑고 나르는 일부터 도와 주기 시작했다.

 뽑은 배추를 한 데 모으니 양이 은근히 많았다. 많으면 누군가에게 나눠주리 생각하면서도...

 

 성당의 교우인 자매님은 아내와 함께 서로 다정한 모습으로 배추를 다듬어 가기 시작했다.

 

제법 실하게 속이 들어 찬 배추.

첫 해 엉망으로 농사지은 것에 비하면 나의 이번 배추 농사 솜씨는 그야말로 장족의 발전인 셈이다.

 

 함께 거들어 주는 고마운 이웃. 두 분 모두 전원생할을 계획하고 있어서 무엇이든 공감하는 바가 많았다. 두 분은 우리가 잠든 사이에도 살짜기 밖으로 나와 간하여 둔 통속의 배추를 뒤집어 주는 세심함을 보여 주었다.  나는 주객이 바뀌었다고 농담하였으나 두 분의 배러하는 마음에 감동을 받았다.

 

나중에 아내가 하는 말, "가까운 소피아(자매님의 가토릭 본명)가 무엇이든 자기 일처럼 하는 게 마음에 들어 시골에 같이 가자고 했는데 역시나 기꺼운 마음으로 거들어 주겠다고 했다"는 것이었다.    

 

거실에 좌판(?)을 벌여 놓고 김장 담그기 시작.

예보가 빗나 가 비가 내린 탓에 밖에서의 활동이 제약을 받을 수 밖에 없었지만 재료가 가까운 주방에 있고 또 실내가 따뜻하고 안온하여 차분하게 할 수 있어 좋았다.

 

소피아 자매님과 부군 송선생이 아내의 양념 버무림에 부지런히 거들어 주며 참 다정다감한 부부라는 것을 확인시켜 주었다. 

 

 어떻든 김장이 모두 끝나고 김장을 마악 끝낸 신선한 배추 김치로 저녁식사를 맛있게 하다.

내손으로 지은 배추로 김장을 한 이유도 있지만 두 분이 정성스럽게 도와 준 덕분으로 인해 김치맛이 더욱 좋은 것 같았다.

 

 이틀 동안 김장에 전념하느라 두 분껜 주변 구경도 시켜드리지 못했다. 그 미안한 마음을 꽃피는 봄날에 따로 초청하여 갚아야되겠다고 생각하며... 

 

                                                                                            - 2009. 11.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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