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들 봄이 늦다고 말한다. 농사짓는 사람은 더욱 실감할 것이다. 특히 지난 겨울 유난히 추웠고 보니 농작물의 냉해가 적잖은 모양인데 고창에 취재 깄다 온 이는 복분자 재배 면적의 상당량이 동사해 버렸다고 전한다. 일조량도 부족하여 비닐하우스 재배농가에서는 많은 농작물이 열매를 맺지 못하고 짓물러져 버렸다고 한다.
텃밭농사짓는 나도 그런 심상치 않은 일기 변화를 느낀다.
그런 가운데 어느 새 두릅이 새 순을 내 밀었다.
일자로 뻗은 두릅나무 끝마다 새 순이 통통하게 오르고 있었다. 마악 얼굴을 내민 새순을 가차없이 잘라내는 인간의 탐욕(?)에 대해 미안해 하면서.... 뒤편의 새하얀 조팝나무꽃이 절정이다. 백발이 되어가는 내머리도 저렇게 곱게 보였으면 좋겠는데...
한움큼 땄으니 한 두끼 찬거리로는 충분하다. 손바닥에 펴 보이니 아내가 찍어 주다.
이 녀석들은 사나흘 더 기다려야 할 모양인데 아직은 바쁜 도시생활 때문에 내가 채취 시기를 맞출 수가 없을 것 같다.
두릅나무 번식력은 참 대단하다. 뿌리가 뻗어 나온 새끼 나무 끝에도 어린 잎이 나오다.
뒤란에도 두릅을 심었는데 여기에서도 적당량을 따다. 담을 것이 따로 없어 쓰고 있던 밀짚모자를 벗어 그 안에 담았다.
이 녀석은 다음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음나무 순이다. 아기 손바닥만한
어린잎이 쌉쓰름한 게 입맛을 당기게 해 즐기는 사람이 꽤 있다. 쌉쓰름한 맛은
차라리 머위잎이 더 좋은 것 같은데...
머위잎이 올라오기 전에 불쑥 얼굴을 내미는 어린 머위꽃(뭉치)들을 솎아서 나물로 먹다. 쌉쓰름하여 역시 입맛을 당기게 한다.( 이 머위꽃 사진은 2주일 전에 촬영한 것이다. 머위순이 그 때 올라왔으므로...)
- 2010. 4.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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