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심고 수수심던 .... 아버지가 좋아 하시던 '유정천리'노래에 들어있다. 가사에는 인적없는 두메산골에서의 척박하면서도 비감한 삶이, 아버지의 목소리에는 지난 삶의 회한이 묻어 있는 것 같았다.
올해 농사의 시작은 이 감자심기다. 농사라고 할 것도 없지만 언제나 흙을 매만지며 그 곁에서 소박하게 살겠다는 내마음의 표현이다. 시장에서 씨감자 용으로 자색감자를 6천원 어치 사다.
씨눈을 보아 가며 대개 감자 1개를 반토막 내어 2개로 만들다.
금요일 어스름, 해 떨어지기 전에 부지런히 고랑을 파고 두둑을 만들었다. 이 정도의 텃밭에만 심기로 하다. 대략 50 여 개가 되는 것 같다. 묻기 전에 두둑 위에 얹어 감자와의 간격을 조절하다.
혹시 발생할지도 모를 썪음을 방지하기 위해 재를 묻히다. 책에서 본대로 작년부터 해 오는 습관이다. 어떻든 발아율이 현저히 좋았다.
재를 묻힌 씨감자를 호미로 구멍을 파가며 심다. 감자는 보관성이 비교적 좋아 따로 저장하지 않아도 수확 후 늦가을까지 먹을 수 있었다. 취재 때 만난 소백산의 한 산골아주머니는 굴을 파서 저온 저장을 했었는데... 벌써 20년 전 일이다.
- 2010. 3.26(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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