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문득 가을을 실감한다.
곱게 물든 단풍을 찾아 아내와 함께 한적한 山寺라도 찾아 가고 싶건만 아직 그럴 형편이 되지 못해 마음 한 쪽이 허허롭다. 그저 무작정 내년으로 미뤄 놓고는...
여기는 서울,
이 곳과 시골을 오가면서 이중 생활을 하고 있는 편이지만 마음은 상당 부분 서울을 떠나 있다.
주방 식탁에 앉아 거실 창 밖을 보니 가을이 절정이다. 예전같으면 1주일에 한 번씩 꼬박 꼬박 오르던 앞 산인데... 이젠 눈으로만 본다.
아파트에 들어 앉아 이렇게라도 가을을 대할 수 있음이 그래도 행복아니겠는가 스스로를 위로하면서...
창 밖의 호암산 자락에 단풍이 한창이다.
내가 이사왔던 10년 전엔 온통 숲 뿐이었는데 어느새 아파트들이 들어 서고... 그래도 이 정도의 숲이라도 존재하여 가을 정서를 느낄 수 있음이 다행스럽다.
가운데의 갈색 지붕의 맨션 群을 보면서 자주 생각한다. 저런 형태의 집들이 존재한다면 자연 환경과 잘 어우러질텐데... 하면서.
- 2010.11. 9(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