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종이장 눈

소나무 01 2011. 1. 2. 10:08

 

서울의 눈은 아무래도 삭막하다.  길에 쌓이는 눈은 곧바로 염화칼슘의 세례를 받아 질펀하게 녹아 내린다. 보기좋은 모습이 아니거니와 밟기가 싫어 피해서 걷게 된다. 뽀드득 뽀드득 소리가 나는 시골길의 정취가 그립다.

 

아파트에서 노상 주차장을 내려 다 보고 있노라니 문득 신기한 형태의 눈쌓인 모습이 눈에 들어 온다. 차 지붕 위에 흡사 잘라놓은 종이장을 얹어 놓은 것 같다.  

 

 

 

 어떻게 저런 모습이 됐을까. 생각해 보니 지붕에 쌓였던 눈이 그대로 흘러내렸던 모양이다.                              

지붕에 내린 눈은 하루 쯤 지나 얼어붙었고 한낮에 덥혀 진 차안 실내공기로 인해 천정 윗부분의 눈이 녹기 시작하면서 곡선의 미끄러운 지붕선을 타고 그대로 앞유리창 쪽으로 통채로 흘러 내린 것이다.                                                              

주인은 그동안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했는지 덕분에 재밌는 구경을 하게 된 셈이다.                                         

                                          

 

 

 - 2010.12.31(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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