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여유를 만들어 편안한 마음으로 종일토록 밖에서 일하다. 비 끝이라 약간 차갑다는 느낌이 없지 않았지만 그래도 봄기운이 완연하다. 몇 년 새 부쩍 번진 뒤란의 두릅나무 몇 그루를 뒷산 울타리 주변에 이식하고, 때가 잔뜩 낀 차양막도 물걸레로 말끔히 닦아 내다.
무엇보다도 수년 째 모른 체 했던 나무 계단을 보수하다.
뒷산으로 오르는 나무 계단은 7년 전 집을 지었을 때 아들 녀석과 내가 절반 씩 맡아 시공(?)했었다. 베어 낸 아카시 나무를 적당한 크기로 자르고 나무못을 박아 고정시켰는데 많이 부패한 바람에 걷기가 좀 불편해진 터였다.
나무를 몇 개 추가하여 계단 간격도 조정해서 보다 쉽게 걸어 오르 내릴 수있도록 해보다.
나무못은 속성수로 만들어 진 게 대부분이어서 이번에는 소요량 모두를 견고한 아카시 나무로 대체하다.
아카시 나무 가지를 잘라내고, 톱으로 알맞게 자르고, 쉽게 박힐 수 있게 한 쪽 끝을 연필처럼 다듬고, 쇠망치로 두드려 박고... 유난히 오른 손을 많이 사용한 하루였다.
하루에 몇번 씩 오르 내리면 좋을텐데 어떤 날은 그냥 바라만 보는 것으로 만족한다.
작업을 마친 후 계단을 따라 뒷산에 올라 잠시 쉬면서.
- 2013. 3. 8(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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