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오래 전, 축하의 선물로 받았던 난(蘭)들.
꽃이 진 후 그냥 버리기가 아까워 여러 개를 모아서 보다 큰 화분에 옮겨 심었다. 한 겨울 푸르른 잎이라도 보겠다는 생각으로.
이후 서울에서 이곳 새집으로.
그리고는 그저 말라 죽지 않게 물만 주었다. 나에게는 난을 지극 정성으로 키울만큼의 세심함도 끈기도 없으니.
한 때는 바람을 쏘여 주겠다고 양지에 내 놓아 상당 부분 잎을 태워 죽이기도 했다. 그러니 꽃은 정말이지 단 한 차례도 생각해 본 일이 없었다.
그런데도 그동안 한 촉 씩 새끼를 치며 살아 준 것만도 고마운데 어느 날 문득 쳐다 보니 꽃대가 올라 오고 있지 않는가.
순간, 와- 하는 탄성이 절로 나오다. 7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고맙고 감사하다.
아내는 향이 너무 그윽하다며 맡아 보라고 한다. 그러나 꽃을 기른 주인은 유독 이 난향만을 만끽할 수가 없으니 어이하랴. 아 .... ....
- 2013.11.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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