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보대로 한 낮부터 찬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햇살이 살아있으나 을씨년스럽다. 긴 겨울이 찾아 옴을 몸으로 느낀다. 부러 내년 봄의 화사함을 그려보지만 눈 앞에의 삭막함을 어찌할 수가 없다.
바람결에 나뭇잎들이 하염없이 진다.
푸르던 잔디밭은 누렇게 되고 한 여름 그늘을 만들어 뙤약볕을 피하게 해주던 팽나무도 나뭇잎이 거의 졌다.
봄부터 쉼없이 피어 그윽한 향을 내어 주던 해당화. 붉은
열매가 지난 한 해의 마지막 정취를 만들어 주고 있다.
울타리를 만들어 주고있는 피라칸사의 빨간 열매들.
흰 눈이 내리기 시작하면 먹이감을 찾아 떼로 찾아드는 까치들로
인해 이런 모습을 볼 수 있는 날도 얼마되지 않는다.
대문으로 나가는 길가의 단풍나무들. 나무 윗부분의 나뭇잎들은 거의 지고 허리 부분의 붉은 잎들만이 가을이
가고 있음을 보여 준다.
올해 김장 채소는 잘된 편이다.무와 배추는 가용할 만큼 재배했고, 맨 앞으로 이제 한참 싹이 자라고 있는 마늘이
한 겨울에도 싱싱함을 보여 주며 겨울의 삭막함을 달래 줄 것이다.
집 뒤란으로는 양파와 시금치를 심어 놓아 역시 한겨울에도 푸릇
푸릇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겨울에도 일거리가 있다. 지난 해의 태풍으로 부러진 소나무를
비롯해서 군데 군데 보이는 고사목, 그리고 나무들의 불필요한 가지를 잘라
주는 작업을 해야 한다.
나무 절단 작업은 어렵지 않으나 저장고까지의 옮기는 작업이
만만치 않다. 한토막 씩 일일이 어깨에 매고 날라야 하니...
나무 무게 역시 만만치 않음을 실감하면서.
- 2013.11.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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