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는 늘 시골집에 있다는 것으로 인지하고 있는 손주 녀석이 제 할머니 품에 안겨 그 시골집으로 왔다.
어느 새 다섯 살 유치원생이 되어 의사 표현을 거침없이 하는 편이 되었고, 늦게 귀가하는 제 엄마 아빠가 곁에 없어도 밝게 시간을 보낸다.
유치원도 방학이 있는지라 방학을 하면 할아버지가 있는 시골집에 가서 다람쥐도 보고 잔디밭 튜브 풀장에서 수영도 하자고 꼬드기자 녀석은 환한 얼굴로 주저없이 동의한 바 있다. 녀석에게는 그렇게 즐겁게 뛰놀던 지난 해의 기억이 살아있는 터였다.
하여 녀석이 태어나서 처음으로 제 엄마 아빠 품을 떠나 할머니 삼촌과 함께 녀석이 즐겨 표현하는 "시골집"으로 내려오게 되었다. 물론 세 밤(녀석과는 사흘 밤을 세 밤이라 계산해야 한다)만 자면 엄마가 시골집에 올 것이라는 전제로.
손주 녀석은 할아버지 집으로 오는 버스 안에서 줄곧 잠에 빠져버렸기에 정말 할머니품에 안겨 집 근처의 간이 하차장에 내렸다.
다음 날, 가까운 전주동물원을 찾다. 몇 번의 견학이 있어서인지
녀석은 별로 신기해 하지도 않고 건성 건성 둘러 본다.
아이스크림 사주는 시간을 더 기다리는 듯.
동물원을 거쳐 익산 화석전시관의 야외 뜰에서 둘리와 휴식을 취하다.
한 여름이니 해수욕장을 아니 갈 수가 없다. 집에서 가장 가까운 서천의 춘장대해수욕장. 녀석은 두 번 째의 해수욕인 셈.
모래밭을 걷고 튜브도 타고, 샤워장까지 따라 다니며 신나게 놀았다.
하루 쉬고, 다음 날엔 서천의 국립생태원. 이곳에 만들어 진 생태원은
제법 규모가 크고 전시 동식물도 많아 많은 사람들이 방문한다.
녀석은 꽃과 식물애는 도무지 괸심이 없고 움직이는 것들에만...
박제된 것들이지만 녀석이 가장 눈여겨 봤던 극지생태관의 북극곰.
생태원 한 켠에 마련된 어린이놀이터 분수대에서 녀석은 여벌이 없는데도
그대로 분수속으로 뛰어들어 더위를 식히다.
녀석은 이 공간에서 할아버지 시골집 방문이래 가장 즐겁게, 가장 오랫동안
휴가(?)를 만끽했다.
- 2015. 8.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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