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가뭄. 텃밭 농사가 쉽지 않다.
물주기를 아예 포기했더니 토마토 알이 형편없이 작고 수확한 양파 크기 또한 매우 적다.
최근에야 조금 부지런을 피워 아침으로 물을 줬더니 토마토, 오이, 가지 등이 제대로 자라고 고추 열매도 제법 실하게 열렸다.
하지만 호스 대기가 쉽지 않은 옥수수 밭은 아예 물대기를 포기했고, 물기가 전혀없는 일궈 놓은 고구마밭은 심는 것 자체를 아예 포기해 버렸다.
그런데,
올핸 고구마 재배를 포기할 수 밖에 없겠다 생각했는데 며칠 전 TV를 보다가 이 가뭄 속에서도 구덩이에다 일일이 물을 줘 가며 고구마 순을 심는 한 산사나이를 보게 되었다.
-저렇게도 열심히 심는데...
깨달은 바 있어 퇴근 길에 전주 모래내 시장에서 순 한 묶음을 사다. 완전 끝물이어서 인지 7천원을 받는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시장에 고구마순이 남아있다는 게 고맙다. 심어 가꿔 본다는 것에 의미가 있으니 딱 한 묶음만 사기로 하다.
.
저녁 7시 반, 아직은 어둡지가 않아 부랴부랴 서둘러 심다.
그리고 하룻밤을 지내고,
퍽염 속에 순들이 거의 시들었다. 어느 정도 아예 매말라 죽은 것도 있고. 오늘따라 폭염주의보라니...
예년에 비해 한 달이나 늦었지만 하는데 까지 가꿔보겠다고 맘먹다. 물통을 이예 밭 가장자리에 갖다 두고 주전자로 퍼 나르며 나도 구덩이 하나 하나에 물을 주는 정성을 쏟아 본다.
다만 몇 주라도 살려보겠다는 심정으로....
내 텃밭에서 고구마가 자라는 모습을 봐야하지 않겠는가.
- 2017. 6.17(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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