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농사

고구마 심기 그 후

소나무 01 2021. 5. 27. 12:49

지난 4월 16일에 심었다, 고구마 심기에는 이른 시기인데 나름 적기라고 생각하는 5월 초순 전 후에는 전반적으로 비가 오지 않는 탓에 흙에 수분이 많을 때 심기로 했기 때문이다. 내 집의 흙이 거의 마사토 수준이고 보니 비가 내려도 쉽게 건조해져 버린다. 

평수로 계산하면 불과 10평 남짓일 텐데 나이 들어감 때문인지 허리 굽혀 비닐 씌우는 작업이 이젠 만만치가 않게 느껴진다. 쉬엄쉬엄 한다 하면서도 마음이 급해 가끔씩 무리를 하기도. 



수분 증발을 최대한 억제하기 위해 심은 곳 마다 흙 한 두 줌 씩을 얹어 주다.

가까운 곳에 종순을 전문적으로 대량 판매하는 곳이 있어서 장날에 맞춰 굳이 장에 가지 않아도 되었다. 두 단만 구입하자니 민망한 느낌이 없지 않았지만 직원이 기꺼이 내어 준다. (한 단에 6천 원씩 구입했는데 한 달 후쯤 시장에 가 보니  두 배 정도 오른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었다)

아무 생각없이 "하루까"라는 개량 품종을 선택하게 되었는데 막상 심으면서 후회를 많이 했다. 맛은 좋은 편이나 내 땅에서의 경우 건조한 흙 때문에 고사하는 매우 비율이 높았고 구근이 산만하게 묻혀 수확할 때 어려움이 있었다. 지난해 심었던 개량종 밤고구마가 100% 활착에 수확량도 많고 좋았는데 그걸 까맣게 잊어버리고... 나이 탓일까.

그리고 줄기가 좀 더 땅 속 깊이 묻히도록 심었어야 했는데 밭갈이를 시원찮게 하는 바람에 줄기 끝을 문 꼬챙이가 잘 들어가지 않아 줄기 노출이 많아졌다.

 

 

심은 다음 날인데 줄기가 싱싱하지 못하고 꼿꼿해 지지 않아 조금 걱정이 되었다. 흙에 물기가 부족한 때문이다. 비가 온 다음 날로 택일하여 심었어야 하는데 이틀이 지난 터라 약간 건조해진 편이었다. 하여 고사 방지를 위해 아침저녁으로 물을 주는 수고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작년에 선택한 품종이었다면 모두 잘 살아났을 텐데 하는 아쉬움.

어떻든 매우 작은 면적이지만 나만의 적당한 노동량으로 감당할 수 있는데다 두 세 상자 정도 수확하면 이듬해 봄까지 맛있게 음미할 수 있는 좋은 먹거리의 작물이다. 

 

 

다행히 올 봄에는 가끔씩 비가 잘 내려 주어서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초기에 고사하는 불상사는 막을 수 있었다.

그로부터 한 달 열흘이 지났고,

오늘 적당량의 비가 다시 내리고 있다. 부실한 몇 군데를 제외하고는 그런대로 뿌리를 잘 내린 편이다. 아직 튼실하지는 않지만 여름 동안 무성히 줄기를 뻗어 가을날에 기쁨을 줄 것으로 기대해 본다.

 

                                                                                                  - 2021.5.27(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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