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앗을 심으면 얼마 후 싹이 나오는 게 당연하다 싶지만 올해 파종한 무의 새싹이 주는 의미는 좀 각별하다. 작년엔 파종 후 큰 비가 쏟아져 많이 유실되는 바람에 다시 파종해야 했고 그나마 발아 상태가 좋지 않아 3번 4번에 걸쳐 보충 파종해야 했기 때문이다.
작년에 구입한 씨앗이 많이 남았기에 그것으로 파종하기로 했다. 그런데 파종 후 가을장마라 하여 다시 폭우가 쏟아지는 바람에 전철을 밟는가 싶었는데 다행히 싹이 거의 나왔다.
올해 또 비 피해가 있을까 싶어 이번엔 파종할 지표면을 고르게 잘 돋았던 것이 주효했었나 보다.
그런데 냉장보관해 둔 씨앗을 뒤지다 보니 지난 2018년에 구입했던 씨앗이 상당량 남아 있어 나중에 무순이라도 솎아 먹으면 좋겠다 싶어 다른 한쪽에다 심다.
4년 된 묵은 씨앗이라서 별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왠걸 지난해 씨앗보다 훨씬 발아율이 좋고 건강해 보인다. 위 사진은 파종 5일 째의 2018년 산 씨앗에서의 성장 상태이다.
무 씨앗은 다른 종류에 비해 매우 비싼 편이다. 알갱이 수효가 적은 텃밭용은 아예 공급이 안 되는 모양인데 보통 2,000 립에 8천 원 안팎. 어차피 파종 후 많이 남게 될 테니 6천 원 대의 조금 싼 것으로 구입을 했는데 나중에 후회를 좀 했다. 무가 매운맛이 있고 깍두기를 담았는데 쉽게 물러지는 것이었다. 비싸더라도 더 좋은 종자를 선택했어야 했다.
해서, 올해 잠시 고민을 했지만 그냥 몽땅 폐기 처분히는 것도 바람직스럽지 않은 것 같아 작년의 씨앗을 다시 심되 잔량을 몽땅 쏟아부었다. 나중에 솎아 먹겠다는 심산으로.
어떻든 주객이 바뀌게 되었다. 18년 산 씨앗의 무를 잘 키워 올해 김장감으로 쓸 요량이다. 무 굵기도 좋고 맛도 좋았기 때문이다. 묵은 씨앗이기에 성장과정에 병충해나 다른 저성장 요인에 신경 쓰면서 잘 가꿔 봐야겠다. 물론 유기농 재배다.
- 2021. 8.3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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