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이야기

닭장 확장

소나무 01 2021. 7. 13. 18:04

병아리를 키운 지 이제 2달이 지났고 보니 성계가 되었다. 몸집이 제법 커져서 걸어 다닐 때는 퍽퍽 소리가 날만큼 발을 힘차게 내딛는다. 모두 22마리를  대여섯 평 정도의 그리 넓지않은 공간에서 키우고 있는데 그래서 아무래도 닭장이 좁아 보였다. 녀석들이 아무래도 답답해할 것이다. 해서 쾌적하지는 못하더라도 좀 더 넓은 공간에서 지낼 수 있도록 공간을 늘려주기로 하다.

 

철제 각파이프를 이용해서 튼튼하게 지어서 확장해 주고 싶은 마음 없지 않았으나 나로서는 아직 역부족이어서 간이 형태의 활동 공간을 만들기로 하다. 족제비나 매, 고양이 등으로부터의 피해를 방지하려면 천정공사까지 해야 하기에 쉽지 않은 공사다. 그래서 주간에만 일정 시간 닭장 밖으로 나와 지낼 수 있도록 최소한의 시설을 하기로

일정 간격으로 말뚝을 박고 1.5m 높이의 비닐망을 두르다. 이 울타리는 외부로 부터의 피해를 방지해 보자는 보호망 성격이라기보다는 닭이 더 이상의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하는 기능을 할 따름.

 

 

기분이 좋은지 녀석들이 흙목욕을 하기도 하고 때론 높이 점핑하며 날아보기도 한다. 확실히 보다 자유롭게 지내는 것 같다. 행여 족제비나 고양이가 울타리를 넘어 순간적으로 공격할 수도 있기에 내가 근처에서 작업한다든지 하는 시간에만 개방하기로. 가까이에 라디오를 켜 놓아 경계를 하기도 한다. 지난해 야간의 족제비 침입으로 하룻밤 사이에 닭을 모두 잃어야 했던 참으로 허망했던 경험이 있기에 더욱 그러하다.

평소 왕고들빼기나 배추, 상추같은 채소 그리고 여러 가지 풀을 공급해 주고 있는데도 녀석들은 풀밭에 나오면 이것저것 잎을 뜯어먹고, 벌레를 찾느라 발로 흙을 헤친다. 그래서 아마 며칠 지나면 모두 맨땅으로 변하게 될 것이다.

 

 

사료와 물 공급, 그리고 바닥 청소 등 닭을 키우는 게 사실 만만한 게 아니지만 살아 움직이는 가축이어서 재미와 즐거움이 있다. 레그혼인지 하이라인인지 아직 어떤 품종의 닭인지 모르지만 모두 16마리. 20마리 중에서 병아리 때 4마리를 잃었지만 나머지는 계속 건강하게 자라 주었다. 4마리를 잃은 대신 그 무렵 백봉 오골계 병아리 6마리를 구입해 함께 길렀는데 다행히 같이 잘 자라주고 있다. 하여 모두 22마리. 욕심을 부려 많이 기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초기에는 알 수 없었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암수를 구분할 수 있게 되어, 해서 한 달 후쯤의 본격적으로 알을 낳기 시작하면 닭장 면적과 사료 문제 등을 고려하여 암수 수효를 조절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다. 

강아지처럼 주인을 잘 따르는 것은 아니지만 이젠 먹이바구니만 들고 가도 우르르 모여들고 한편으로 가까이 다가가거나 살짝 몸통을 만져도 피하지 않을 정도로 정이 많이 들어가고 있는데...

 

                                                                                    - 2021. 7.13(화)    

'내 집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드디어 알을 낳다  (0) 2021.08.31
여름날의 토마토  (0) 2021.07.22
나라 꽃은 있어야  (0) 2021.07.11
하늘로 오르는 능소화  (0) 2021.06.29
매실 수확  (0) 2021.0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