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전원) 생활이 언제나 즐겁거나 낭만적인 것은 아니다. 어떤 TV 프로그램에서의 자연에서의 생활 모습을 보면 대부분 긍정적인 것을 다루고 있지만 비슷한 분위기에서의 즐겨 보는 내 입장에서는 불편해하는 상황도 담아주면 좋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해 보기도 한다. 그런 걸 어떻게 극복하는지 나에겐 반면교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햇수로 17년 째 접어든 산자락에서의 생활, 평소 아무런 불편을 느끼지 못하며 그저 느슨하게 지내다가 겨울에 보일러가 말썽을 부리거나 지하수가 펌핑되지 않아 물을 쓸 수 없게 될 때 저으기 당황하지 않을 수 없다. TV나 인터넷 같은 류의 고장이라면 이라면 며칠 동안이라도 사용하지 않으면 그만이지만 물은 어찌 할 수가 없지 않은가. 필수 생활용 수다. 서비스를 의뢰하면 시간이 꽤 걸릴 수밖에 없는 데다 출장료를 포함한 수리비를 지불해야 하는 부담도 적지 않은 편.
설거지 하던 아내가 물이 안 나온단다. 하지만 옆에서 듣는 나는 더 이상 당황하지 않는다. 곧바로 마당에 있는 펌핑 시설 장소로 가 센서를 점검.
이것이 문제다. 주방이나 화장실 등에서 수도꼭지를 틀거나 잠글 때면 모터 옆에 부착되어 있는 이 센서의 단자가 정상적으로 서로 달라 붙거나 떨어져야 하는데 이상이 생긴 것이다.
드라이버로 살살 건들어 가며 접불을 유도해 사용할 수도 있지만 일시적인 방법인지라 아예 통째로 교체해 줘야 한다. 이것은 소모품이다. 한 개에 만 2천 원 주고 샀다. 내가 여기에 살던 초기에는 5천 원이었는데....
수리에 비결이란 것은 없다. 업체 기사가 와서 수리할 때 어깨 넘어로 배워 둔 것이다, 비교적 간단하다고 생각되는 것은 숙지와 시도가 쉬웠다. 어떤 이는 이럴 때 이렇게 대처하라고 자세히 가르쳐 주기도 한다.
계속되는 폭염으로 물을 많이 쓰게 되는데 혹 다른 부속에서라도 또 다시 고장 나지 않기를.
물값 걱정 없다고 평소 낭비 일변도로 물을 사용하는 것은 아니니 물을 관장하는 신이 있다면 그 점 감안해 주지 않을까 싶다.
- 2022. 7.30(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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