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이야기

웬 영지버섯?

소나무 01 2022. 8. 1. 10:42

영지버섯은 육안으로 보아도 효과가 좋을 것 같은 모습이다. 영험스러움이 있기에 영묘하다는 靈자를 붙였을 것이다. 평소 TV에서만 봐 왔던 터라 내 집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줄 알았다. 비가 내린 뒤끝이면 마당에 여러 종류의 버섯이 피어 나 여기 블로그에 담아 놓은 일이 있다. 그런데 영지가 보일 줄이야.

 

집 언덕을 오르내리느라 통나무로 계단을 만들어 놓았다. 보통 4, 5년 정도면 부패하는지라 교체하는 작업이 귀찮아서 최근까지도 시멘트 블록으로 대체할 생각을 갖고 있었다. 아무래도 나무 그대로가 더 운치가 있을 것 같았기에. 그런데 지난봄 어느 날 계단을 오르다 발밑을 보니 노란 버섯대가 올라 와 있는 것이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틀림없는 영지버섯이다. 세상에.   

 

 

그 후로도 버섯은 눈에 보이지 않게 꾸준히 자라 올라 틀림없이 영지버섯이라는 확신을 갖게 해 주었다. 참나무 잘라 놓은 것을 사용했기에 그럴 수 있었던 것 같다. 짧은 길이의 통나무에 4개가 자라고 있었다.

집 뒤의 산자락을 산책하면서 어느 날 딱 한 번 아주 작은 영지버섯 한 개를 본 일이 있는데 집 주변에는 영지가 자랄 환경이 아니라는 판단이다.

포자는 어디에서 날아 왔을까... 

 

 

상당히 단단하게 보여 몇 년을 자라는 것인지 궁금했는데 살펴보니 이 여름 끝이면 식용할 수 있단다. 이런 약재(?)가 필요한 아내에겐 차로 내서 좀 많이 그리고 나도 아들 녀석도 맛을 좀 볼 수 있을 듯.  ^^ 

그러면서 한편으로 이처럼 좋은 생활 환경에서 살고 있다는 작은 기쁨을 선물해 주는 것 같아 나름의 흐뭇함이 크고.

 

                                                                                                                  - 2022. 8.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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