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오랫만에 보는 제비 모습이었다. 우리 논밭에 무차별적으로 뿌려지는 농약 때문에 먹이감이 많이 사라져 버린 현실과 나의 계속된 대도시 생활로 인해 거의 그 모습을 볼 수 없었던 새였는데 엊그제 변산반도 모항에서 그 날렵한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어 반가웠다.
그런데 그동안 나의 눈에 익숙했던 모습, 그러니까 가슴과 배 쪽으로 털이 하얗게 난 제비가 아니라 일정 부분 갈색과 검은 줄무늬가 있는 '귀제비'라고 호칭하는 낯선 모습의 제비였다.
제비는 내가 머물고 있던 숙소의 처마에 둥지를 틀고 있었다.
굳이 처마라고도 할 수 없는 현대식 시멘트 건물에 집을 짓고 있었는데 근처 수렁에 있는 진흙을 부지런히 물어다가 흙집을 짓는 것이었다.
내가 카메라를 가까이 들이대자 집 앞에서 멈칫 했다가 다시 되돌아 가 버리는 등 경계의 빛이 역력했으나 이내 친숙해 질 수 있었다.
망원렌즈 없는 카메라로는 한계가 있어 비행하는 모습 등을 더 자세히 그리고 다양하게 담을 수 없어 아쉬웠다.
예닐곱 마리가 날아 다니는 것으로 목격된 제비들은 내가 머물었던 숙소의 4군데에 보금자리를 만들고 있는 중이었다.
내가 머물렀던 숙소는 저 멀리 오른 편으로 하얗게 보이는 3층 건물이었다.
-2006. 5.20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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