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자락에는 초롱꽃과....

소나무 01 2006. 6. 25. 16:13

 

 산자락에 핀 꽃.

 

 

 집 주변 산자락에는 그만 그만한 사람들이 모여 살며 비록 손바닥만한 땅이나마 나름대로 텃밭을 가꾸며 산다.

 대개는 생업을 위해 상경을 해서 외진 곳에 터를 잡아서는 숨가쁘게 살아온 사람들이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고생하며 어렵게 키운 자식들이 장성하여 무엇인가 돈벌이를 시작하자 이제 휘어진 허리를 펴며 뭔가 소일거리를 찾아 나선다.

 

 그것이 '경작금지'라는 팻말을 애써 무시하고는 산자락의 빈터를 찾아 괭이와 호미로 땅을 일구고는 거기에 상추랑 고추랑 가지 등을 조금씩 조금씩 심는 일이었다. 그리고는 잠시 밭고랑에 앉아 숨을 고르며 멀리 두고 온 고향을 생각하는 것이다.

 

 내가 사는 신림동 주변의 산자락에서 항상 대할 수 있는, 나로서는 퍽이나 정겹고 포근한 모습들이다.

 

 

 

 누군가가 씨를 뿌렸을 테지만 거의 야생상태로 보이는 약모밀, 혹은 어성초라고도 불리우는 약초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잣나무 그늘에서는 대개 아무 것도 자라질 않는데 유독 약모밀만큼은 왕성한 번식력을 자랑한다.

 

 

 

 

 위 사진 확대. 잎은 마치 고구마 잎처럼 생겼는데 꽃은 순백의 꽃잎 위에 노란 봉오리가 독특하다.

 

 

 

 

 

 상추밭 옆으로 딱 3포기를 심어 놓은 초롱꽃(층꽃).

 텃밭 주인이 누구인지는 알 수 없지만 한 밤에 불밝히는 심정으로 누군가를 위하고 싶은 아름답고 고운 마음씨를 가진 사람이 심어 놓았을 것이다.

 

 

 

 

 

 밭 주변에 흔한 개망초. 꽃판을 보며 유독 달걀후라이를 생각하게 되는 것은 그 옛날 배 골으며 너무나 어렵게 살았던 시절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돌틈사이에 피어 난 바위취.

5장의 꽃잎 가운데 마치 수염처럼 길게 늘어뜨린 아래 2장의 하얀 꽃잎이 독특하다.

 

 

 

 

 

 

 기린초. 꽃은 지금보다 조금 앞선 시기의 돌나물 꽃을 닮았다.

 

 

 

 

 

 

 까치수염. 번식력이 좋은지 요즘은 예전보다 많은 곳에서 눈에 띈다.

 

 

 

 

 위 확대한 사진. 탐스럽게 보이지만 사실은 카메라 렌즈의 마력 때문이기도 한 것 같다.

 

 

 

 

 

 외대으아리. 삼성산 자락에서 발견한 것이지만 토양 상태가 좋지 않아서 인지 꽃과 잎이 영양 상태가 조금 부실하다는 느낌이다.

 

 

 

 

 

 산괴불주머니.

 

 

 

 

 

 백당나무. 삼성산 반월암 근처에서 촬영.

 

 

 

 

 지금은 개화기가 거의 지난 지칭개. 모두 꽃이 졌는데 한송이가 온전히 피어있어 카메라에 담았다.

 

 

 

 

 

 

 꽃잎이 봉숭아를 닮은 산층층이 꽃.

 

 

 

 

 

 

 개쉬땅나무 꽃. 꽃송이가 너무 눈 부시고 탐스럽다.

 

 

 

 

 

 위 확대한 사진. 은은한 향기를 내 뿜었는데 마치 이 사진에서도 향기가 뿜어져 나오는 것 같다.

 

 

 

 

 

 집이 보이는 밭 언덕에 심어 놓은 실유카. 집에 마당이 없어 산자락에 심어 놓고는 날마다 쳐다 보며 고향 집을 생각하곤 할 것이다.

 

 

 

 

 

 등산로에서 자주 눈에 띠는 싸리나무 꽃. 싸리꽃을 볼 때마다 이 나무를 꺾어 불을 피우면 연기가 나지 않아 밥 지을 때 땔감으로 주로 썼었다는 빨치산들의 삶을 생각해 보곤 한다. 한편으론 싸리나무에 꿰어 놓았던 곶감을 하나 하나 빼먹던 생각. 

 

 

 

 

 

 자주개자리. 사료용으로 더없이 좋은 풀이지만 밭두둑에 가득한데도 이 곳에서는 소를 볼 수 없음이 아쉽다.

 

 

 그 밖에도 더 많은 꽃들을 보았으나 .......

 

 

 

 

                                                                                             2006. 6.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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