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보는 신갈나무 꽃

소나무 01 2006. 7. 3. 22:12

 

 

 이게 정말 신갈나무 꽃인지...

 

 

 참나무는 여러 종류의 나무를 통칭한다. 떡갈나무, 신갈나무, 졸참나무, 굴참나무, 상수리나무 등 등.

 그런데 아래 사진에서 보는 나무는 나뭇잎 형태로 보아 신갈나무임에 틀림없다. 우리가 자란 시골에서는 대개 떡갈나무라고 부르기도 했고 아니면 그냥 도토리나무라고 부르기도 했다.

 

 엊그제 집 앞 산책로를 지나는데 우연히 이 빨간색 꽃이 눈에 들어오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눈을 의심했다. 도토리나무에 저렇게 커다란 꽃이 핀다는 것은 지금 껏 봐 온 일이 없었던 까닭이다. 이른 봄 어린 잎 밑으로 기다랗게 늘어뜨린 연록의 꽃이 전부였다.

 "나뭇가지 끝에 무슨 풍선 조각이 걸린 것일까?"

 처음에는 그리 생각했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그 옆으로 빨간색 꽃으로 보이는 것이 또 피어 있는 것이었다. 그 옆으로 또 한 송이, 그래서 모두 세 송이였다. 수십년이 된 나무의 맨 윗쪽, 그러니까  대략 10여 m 높이에 피어 있어 보다 자세한 모습을 육안으로 볼 수 없었고 따라서 내가 가지고 있는 카메라로도 담을 수 없었다. 

 

 

 생각 끝에 집으로 돌아 와 평소 잘 쓰지 않던 반사 망원렌즈를 챙겼다. 그래서 최대한 근접 촬영한 것이 지금 이 모습이다. 꽃이 분명한 것 같으나 확신을 가질 수는 없다.

 

 더구나 내가 갖고 있는 반사 망원렌즈는 성능이 좋지 않아 맑은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형체가 뿌옇게 찍혔고 그래서 다시 고민 끝에 컴퓨터에 있는 기능인 명암 처리로 조금이나마 윤곽을 선명히 해 봤다.  

 

 

 

 

 

 근처 밭에서 일하시는 할머니에게 물었다.

"할머니  저 나무 맨 끝에 보이는 빠알간 것이 꽃인가요?"

 할머니는 한참을 올려보더니 자신이 없다는 투로

 "몰르것네... 근데 저 나무가 도토리 나무 아니여?"

 "예, 도토리나무 맞아요. 그런데 저는 도토리나무에 꽃이 핀 것을 한번도 본 일이 없어서요- "

 "그렁게.... , 나도 모르것네. 나도 처음 보는 것인디.. "

 

 

 

 

 

 나뭇잎과 열매 형태로 봐서 신갈나무인 것만은 틀림이 없었다.

그러나 이 나무에 빨간색 꽃이라니...

신갈나무는 봄철이면 길게 늘어뜨린 꽃을 피우는데 이것은 수꽃이고 내가 찍은 이 빨간 것은 암꽃이 아닌가 싶다.

 

 

 

 

 

 참나무류를 잎을 통해 구별하는 방법은 최성현 님의 책 "바보 이반의 산 이야기"에 잘 나와 있다.

이 나무가 신갈나무라고 하는 것은 전체적으로 타원형의 넓은 잎과 잎 가장자리의 톱니가 날카롭지 않고 부드럽고 무디다는 것이다.

 

 

 

 집 앞 야산에 있는 사진의 키 큰 넓은 잎 나무가 신갈나무다.  글쎄다. 나의 눈으로 보면 대략 50년 쯤 되는 나이가 아닌가 싶다. 사다리를 놓고 올라 갈 수 없고 해서 근접 촬영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지만 혹 내년에 이 꽃이 다시 핀다면 그 땐 고감도 망원렌즈를 사던지 하는 방법을 강구해서 보다 자세히 찍어 볼 생각이다. 아쉽다. 

 

 어떻든 내가 본 신갈나무 꽃은 희소성 그 것만으로도 마치 행운목에 꽃이 피어 난 것처럼 큰 기

쁨과 설레임을 주었다.

 

 

 

 

 

 나뭇가지 끝에 달려있는 빨간 색의 신갈나무 꽃.

사람들은 모두들 무심하게 그 밑을 지나고 있지만 이 꽃이 주변 사람들 모두에게 행운과 희망을 심어주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 본다.

 

 

                                                                                        -   2006. 7.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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