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을 태우며... '
낙엽을 모아 태우면서 시종 생각나는 문장은 바로 그것이었다.
고향집 마당엔 상수리와 밤나무잎이 누렇게 쌓여 있었다. 잔디밭과 주변에 떨어진 것들을 갈퀴로 훑어 모으다.
다시 빗자루로 쓸어 모으니 잠깐 사이에 한 무더기가 된다.
그리고,
거기에 불을 붙이고...
타오르는 연기는 해를 가리우고...
마당 옆 언덕에 쌓인 낙엽들.
성철스님은 해인사 퇴설당(堆雪堂)에 주석했었다. 눈이 내리면 끝없이 쌓이는 곳.
그래서 그 곳은 부질없는 망상과 번뇌의 뿌리를 새하얗게 잠재운다는 구도자의 집이었다.
퇴엽(堆葉)? 말이 되나?
끝없이 쌓이는 낙엽을 보며 그저 상념에 잠길 뿐.
그리고 스산함과 허무함.
......
......
........
낙엽은 제 몸을 불사르고 끝내 재가 되었다.
무상(無常)....
".....
빨간 불 사르고 재를 남기고,
결국은
우리 모두 돌아가는 사람들"
- 2007. 12.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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