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눈을 뚫고 고향가는 길

소나무 01 2009. 1. 27. 13:37

 

설날이 이틀 앞이니 고향엘 가야 한다.

 이왕이면 막함없이 가겠다며 토요일 아침  6시30분에 집을 나서다. 그런데 그 쯤부터 눈이 쏟아진다. 순식간에 빙판길을 만들었다. 그야말로 폭설이다. 눈길에 서행 운전하며 조심해야 했지만 그래도 모처럼의 눈발에 기분이 좋다.

 

 방송에서는 고향가는 출발시간을 잘 조절하라느니 "지금 차를 가지고 집을 나서면 큰 일난다" 고 엄포성 멘트까지 서슴없이 내 뱉는다. 사실이다. 약간의 경사진 도로라 할지라도 차가 오르지 못해 체증을 빚어 낸다. 내 차는 4WD라 이럴 때 진가를 발휘한다. 미끌림없이 잘 굴러 간다. 자만은 금물이지만 다른 차들이 안 나오면 나로서는 오히려 편하게 고향으로 갈 수 있겠다는 계산이 선다.

 

 그러나 고속도로에는 이미 많은 차량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었다. 그렇다 할지라도 비교적 이른 시간에 나섰으므로 비교적 수월하게 고향으로 갈 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계속해서 눈이 쏟아지는 바람에 모두들 엉금엉금 기어 가고 있어 고향길이 만만치 않게 되었다.

 

 

  서초IC로 마악 진입했는데...

 

 

  

  

  차창 뒤쪽으로 보이는 차량의 행렬은 시간이 멈춰버린 상태로 거대한 냉동창고에 갇혀버린 듯한 느낌을 준다.

 

  

 눈이 내리는 상태에서 차들은 엉금엉금 기었다. 그리하여 고향 익산까지 걸린 시간은 5시간 정도.

 평소보다 두 배 이상 걸렸지만 그 나마 다행이었다. 나중에 들으니 늦게 출발한 사람들은 도로에서 날을 샌 경우도 적잖았다고...

 

 고향집 마당에 무사히 도착한 차 모하비.

구입 비용은 더 들었지만 네 바퀴 굴림의 4WD를 선택한 보람이 컸다.

일반 도로 뿐만 아니라 경사가 제법 심한 눈쌓인 시골길에서도 미끌림없이 순탄하게 오르내리는 위력(?)을 발휘하였다.

 

 평소 서울과 고향을 조금 편하고 경제적으로 오고 가겠노라고 그랜저를 처분하고 이 차를 구입했는데 기본적으로 경유차이면서도 엔진의 소음이 적고 7인승이면서도 연비가 좋은 편이며 차의 쿠션이 세단처럼 안락한 느낌을 줘 장시간 운전에도 상대적으로 피곤함이 덜하다. 

 무엇보다도 큰 잇점은 농사에 필요한 물건들을 실어 나를 수 있는 실내 공간이 확보되어 있다는 점(2열과 3열의 의자를 접으면 평평한 바닥이 된다)과 책상 높이에 앉아있는 상태로 운전하기 때문에 편안한 상태에서 시야가 넓게 확보된다는 것이다.   

 (돌아 올 땐 설날 다음 날 새벽 4시에 출발하여 막힘없이 일사천리로 신림동 아파트까지 달려왔다. 소요시간은 2시간 15분. 물론 정속으로.

 평소에는 지금의 아파트에서 고향집까지 2시간 30분 안팎의 시간이 걸린다) 

                                                   

                                                        - 2009. 1.24(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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