곁눈질로 봐 왔던 농사를 직접해 보니 생각하고 있었던 것 보다 어려웠다. 우선은 삽과 쇠스랑같은 농기구로 땅을 판다는 게 여간 힘든 게 아니어서 "어디 땅 파 봐라, 돈이 나오는가 - " 하시던 옛적 어르신들의 말씀이 귀에 쟁쟁거리는 것이었다.
그래도 주인을 보면 반갑다는 듯 쑤욱 쑤욱 자라주는 모습이 여간 재미나는 게 아니었다.
잘 자라 준 가지를 수확하는 아내. 따기가 아까울 정도로 사랑스럽고 귀하게 여겨지는 마음은 인지상정이다.
시장에서 모종으로 구입 해 심었던 옥수수도 어느 새 열매를 매달아 수염을 기다랗게 늘어 뜨렸다.
상추도 제법 먹을만큼 자라 났다.
옆 집 밭에 심어 진 도라지가 보라색 꽃을 피웠다. 식용의 뿌리보다는 그 꽃의 자태가 아름다워 내년에는 이 도라지도 텃밭에 심어볼 생각이다. 뽐내려 발돋움 하지 않으며 함초롬하게 피어있는 그 모습이 참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