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깊어지면서 모두들 보이지 않게 겨울준비를 하고 있는 것 같다. 나무들도 이미 잎을 떨궈버린 것도 있고 나름대로의 옷색깔을 하고 차가워지는 바람 앞에 마지막 모습을 보여 주는 것도 있다. 그러나 그 모두가 외로워 보인다.
집 옆 언덕에 심어 놓은 단풍나무들이 빨갛게 물들어 가고 있다. 흐린 날씨와 함께 집 주변의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스산하다.
봄에 아주 좋은 향기를 선사한 쥐똥나무는 가을이 되자 까만 열매를 매달았다. 그 이름을 만들게 한 쥐똥처럼...
집을 짓고 나서 뒤란에서 집 가장자리로 맨처음 옮겨 심었던 쥐똥나무 5그루.
꽃밭에 하얀 국화가 만개했다. 이 녀석은 번식력이 좋아 벌써 집안 세 군데에 이식해 놓은 상태다. 모두들 이 만큼 씩 무더기로 꽃을 피워 내 가을향을 뿜어 댄다.
군데 군데 스스로 자란 백일홍들이 마지막 꽃을 피워 내 쓸쓸한 정원에 생기를 준다. 백일홍은 오랫동안 볼 수 있는 소탈한 모습의 꽃이다.
이 노란 국화는 어디에서 씨가 날아 왔는지 장독대 옆에 두 포기가 뿌리 내렸다. 내년에는 꽃이 한움큼 이상 되도록 잘 키워 볼 생각이다.
연못의 금붕어들이 잘 성장하고 있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밖에 먹이를 주지 못하고 있는데 3년 전 처음 입식시켰던 금붕어의 경우는 길이가 어른 손바닥 이상이 될 만큼 자랐다. 녀석들이 산란하여 증식시킨 새끼들과 유영하고 있다.
수초 뿌리도 먹이가 되는지 20 여 개 띄워 놓았던 부레옥잠이 거의 모습을 감춰 버렸다.
주인없이 피어있는 백일홍이 안타까워 몇 송이 꺾어 와 서울 집의
꽃병에 꽂아 두다. 피라칸사 한 가지와 함께.
- 2009.1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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