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특유의 스산한 기운이 느껴진다. 곱게 물든 나뭇잎들이 어느 새 한 잎 두 잎 땅에 떨어지고 있다. 산자락 밑의 저녁바람이 차가워 일찍부터 방 안으로 들어 가 여기 저기 창문을 단속한다. 밤은 일찍 오고 아침은 늦게 찾아 온다. 오늘 새벽 북동 하늘에 떠 있던 북두칠성의 선명한 모습을 보며 세상은 아름다운 것이라는 것을 깨닫다. 그러면서 산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고....
집 오른 편 언덕에 자생하고 있는 감나무의 똘감(?)이 몇 개 남지 않았다. 눈 내리는 겨울까지 시화(枾花)로 남아 가슴을 따듯하게 할 텐데 가만히 지켜보니 까치가 먹이로 삼아 많이 없애고 청설모가 통채로 없애기도 하여 이 모습 역시 며칠 볼 수 없을 것이다.
울타리에 심은 작은 감나무의 이 모습도 얼마 남지 않아 사라지게 될 것이다.
피라칸사의 생명력이 대단하다. 축대 위 언덕 척박한 땅인데도 줄기가 잘 뻗고 열매를 많이 매단다. 꺽꽂이도 쉽게 되어 또 한 군데의 나무도 빨간 열매를 매달았다.
2년 전 옮겨 심어 아직도 몸살 중인 것 같은 남천은 수수같은 열매를 내 밀었다. 곧 빨갛게 변할 것이다
오이도 이제 끝물이다.
가을 식목 시기가 되어 언덕에 있던 소나무를 휑해 보이던 축대 주변으로 옮겨 심다.
수형이 좋은 품종은 아니지만 집 울타리 안에 자생하던 것이라서 애정이 간다.
토지를 구입할 당시 겨우 한 뼘 정도였던 것이 어느 새 내 키를 훌쩍 넘겼다. 혼자서 파 옮기느라 힘들었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요령이 터득되어 쉽게 이식하는 편이며 거의 100% 살려 낸다. 뒤쪽으로 보이는 소나무는 물론 사진 속의 모든 나무는 내가 옮겨 심은 것들이다.
어린 묘목에 불과하던 단풍나무도 많이 성장해 가을 분위기를 한껏 살려주고 있다.
오른 쪽 가지에 곤줄박이 한 마리가 날아 와 앉았는데 좀 더 다가 가자 훌쩍 날아 가 버렸다.
- 2009.10.17(토)
'내 집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점점 스산해 지는 가을... (0) | 2009.11.02 |
---|---|
나무난로를 설치하다. (0) | 2009.11.01 |
급수시설물 공사 (0) | 2009.10.19 |
추석 연휴에 내집에서... (0) | 2009.10.05 |
산세베리아의 힘 (0) | 2009.09.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