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이야기

잠시 쉬면서...

소나무 01 2011. 6. 22. 21:53

 

매일같이 텃밭과 꽃나무 가꾸는 것에 올인하는 편이라서 잠시라도 한가하게 쉬어 보는 경우가 없다. 이걸 해야겠다고 한 번 마음 먹으면 역시 거기에 올인하게 되는 성격 때문이다. 

 

최근 사흘 동안 내리 손님맞이를 하는 바람에 더욱 여유가 없었다.

하여 잠시 쉬어보기로 하고 집 뒤의 산에 오르다. 집과 붙어있는지라 매일같이 아침 저녁으로 산책해 볼만도 한데 사실은 거의 찾지 못하고 있는 내 활동범위의 사각지대다.  

 

 

나무들이 많은 탓에 바로 밑 집 주변과의 공기가 다름을 느낀다. 

두어 달 방치했더니 산딸기, 참나무류, 아까시 같은 덤불로 제법 무성해 졌다. 한 방향으로 자주 다니면 자연히 산책로가 될텐데...

 

 

연륜이 오랜 나무들 마다에 담쟁이가 타 올라 높은 곳까지  덮어버렸다.

 

 

거름도 못했는데 7년 전에 심었던 살구나무에 열매가 노랗게 익어 발길을 잡는다.

 

 

저 아래 마을을 내려다 보며 잠시 상념에 잠겨 보다.

종평이란 이름의 앞 마을은 내가 이곳에 터를 잡을 때만 해도 고즈넉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그동안 음식점이 들어서고, 새로운 집들이 지어지고, 대형 창고가 생기고, 미곡 건조시설이 생겨나고 해서 시골마을이라는 분위기가 점차 사라져 가고 있는 듯한 아쉬움이 있다.    

 

나도 변하고 세상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해 가는데,

시골 풍광 만큼은 그대로 시간이 멈춰져 버리길 바라는 이기심,

그렇지만 그게 고향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의 공통된 정서가 아닐까 싶다.  

 

                                                                      - 2011. 6.2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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