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갸륵한 신심을 위해서라도 언젠가 성모상을 내집에 모시겠다고 다짐하고 있었다. 하여 이미 3년 전에 철제 아치를 만들어 덩굴장미를 올리고 나름 주변도 단장하면서 준비를 해 오고 있었다.
올 해가 그 때인 것 같았다. 지난 5월 초 미사 중에 성가를 부르던 중 '성모 성월' 구절에서 불현듯 스치는 게 있어 마음을 굳히다.
내집 바로 옆 언덕같은 산자락에 성모상을 모시다.
서울의 한 카토릭 성물 제작회사에 문의했더니 보통 제작 의뢰하면 보름 안팎의 시일이 소요되는데 마침 제작된 게 있어 군산에 있는 한 성당에 가는 길에 운송해 주겠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성모 성월 5월에, 장미가 마악 피어나는 시기에 맞춰 우리의 희망을 성취할 수 있게 되었다.
바닥의 시멘트 구조물은 물론 인조대리석의 가볍지 않은 성모상을 운반하는 것까지 등등을 모두 나 혼자 힘으로 즐겁게 마치고, 손자 돌보는 일 잠시 뒤로하며 아내가 내려 오고....
마을 형제자매님들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목요일 저녁의 구역미사를 내집에서 하게 되면서 신부님의 축복을 받아 이제 명실상부하게 한 성모동산이 된 것이다.
성모동산에 모신 루르드 성모상.
온화하고 차분한 모습으로 깊은 사유에 잠겨있는 것 같아 내마음도 맑게 정화되는 듯한 느낌이다.
앞으로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아야할 것인가를 스스로 깊게 생각해 보면서...
기회가 되는대로 성모상 주변을 아름답게 꾸며 볼 생각이다.
- 2011. 5.28(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