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 간격으로 녀석들이 휴가를 오다. 다른 휴가지도 생각했겠지만 아무래도 부모가 있는 곳이 순위에서 앞 설 것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조용한 시골의 산자락밑에 편히 쉴 공간이 있으니 좋았을 것이고.
그래서 내집이 모처럼 제 구실을 하였다.
무엇보다도 사위와 손자의 첫 방문에 의미가 있다. 언제나 방긋 방긋 웃기 잘하는 손자 놈은 제 삼춘이 사 준 유모차를 할아버지집 잔디마당에서 처음 타 보다. 손자 녀석이 재롱을 피우는 것인지 아니면 할머니가 재롱을 피우는 것인지 아무튼 즐거운 시간을 갖다.
일주일 먼저 내려 온 아들 녀석과는 몇 년 만에 가까운 춘장포 해수욕장을 찾다. 넓은 백사장에 피서객이 적당하여 물놀이 하기에 좋은 곳이다.
모두들 무엇이라도 옷가지를 걸치고 물에 들어 가는데 아들 녀석은 명색이 해군 출신인데다 인명구조 안전요원 자격을 갖고 있는지라 웃통벗고 수영팬티만으로 제 집 안방처럼 수영을 즐기다. 해수욕장에선 항상 구경꾼인 제 엄마가 물에서 나오는 부자를 찍어주다.
손자 예쁜 줄을 실감하는 할아버지는 언제나 이 녀석이 보고 싶고 꼬옥 안아 주고 싶다. 내집에서 하룻밤만 보내고 간지라 항상 눈에 밟힌다.
직장 다니는 제 엄마 편하라고 밤에 한 번 깨거나 울지 않고 어린이집에 가서도 잘 적응한다고. 그래서 더 안쓰럽지만 그 때문에 더욱 사랑을 받는 귀엽고 예쁜 손자다.
- 2010. 8.3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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