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집에 농약 냄새가 없어서인지 아니면 요즘에 흔히 볼 수 있는 전반적인 현상인지는 몰라도 방아개비가 참 많아 졌다. 봄에 잔디밭을 걷다보면 발밑에서 후두두둑 튀어 오르는 방아개비 새끼들을 무수히 볼 수 있다.
어릴 땐 긴 뒷다리를 붙잡고 연신 방아를 찧게 했고 때로는 구워먹기도 했던...
이제는 그저 무심코 대하는데 문제는 채소를 파종한 후 잎이 나기 시작하면서 부터다. 특히 배추를 심어 놓고 나면 어느 땐 이놈들이 어린 싹을 죄다 갉아 먹어버려 성장이 매우 더디거나 죽거나 하는일이 계속된다.
간간히 밭에 나가 이놈들을 쫓아내야 하는데 그때 뿐이다.
화가 나면 손으로 날쌔게 잡아 그대로 패대기쳐 횡사(?)시키기를 수 십 번.
그런데 이런 모습을 보면 좀 난감해 진다.
이렇게 교미를 하고 있을 때다. 가을이 되면 이 녀석들도 번식기가 되어 종족을 퍼뜨려야 한다. 그런데 이 모습이 마치 새끼를 등에 업은 것 같아 보여 새끼에 대한 방아개비의 진한 모성애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몸집이 큰 암컷에 비해 숫컷이 상대적으로 매우 작기 때문이다.
비록 하찮은 미물이라 할지라도 이 녀석들의 이런 사랑 앞에서는 쉽사리 손이 가지 않는다.
결국 내버려 둔채 사진만 찍다.
그런데 이번에는 두 마리가 등에 업힌 방아개비를 보다.
시골에 내려 와 살면서 이런 모습은 처음 대한다. 숫컷 한 녀석이 제 짝을 못 찾아서인지 아님 바람을 피우는 것인지... (남들 이목도 있는데 아무래도 좀 거시기한 것은 아닌지.. ㅋㅋ)
암튼 두 녀석을 상대해야 하는 방아개비가 힘겨운 사랑 모습이 처음으로 포착되다.
김장하려 심어 놓은 갓밭에서 요즘 흔히 보게되는 방아개비 사랑 모습이다.
- 2011.10.14(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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