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겨울은 비교적 포근한 편이다. 아직까지는.
해마다 동사했던 무화과 줄기가 올해는 추위를 잘 버텨주고 있고, 작년 추위에 잎이 얼어 모조리 떨어져 버렸던
상록 치자도 건재하다. 서향도 그렇고...
올해는 뭘 어떻게 다듬어야 되나... 하고 연못 뒤 언덕을 살펴 보다가 깜짝 놀랐다. 풍년화가 이 겨울에 활짝 피어난 것이다. 아니 이럴 수가. 아직 봄이 이른데...
어제(2.13) 내 눈에 띠었으니 꽃이 언제 피었는지 알 수가 없다. 1월 말 아니면 2월 초에 피지 않았을까 싶다.
풍년화는 색이 강렬한 것도 아니고 꽃잎이 예쁘거나 크지 않아서 평소 눈에 잘 띠지 않는다. 색은 몇 가지가
있는 모양인데 내집에 것은 자주색깔이 도는 붉은 색 꽃이다.
꽃잎이 마치 예전 카셋트 테잎이 구겨진 것처럼 생겨 산뜻한 맛은 없지만 어떻든 내집에서 가장 먼저 핀 봄꽃인
것만은 틀림이 없다.
봉오리를 터트리기 시작하는 풍년화. 겨울 동안의 추위를 참아내고 마치 산고를 치르는 색시처럼 그 모습이
애절하다.
지난 해 까지만 해도 내집에서 가장 먼저 피는 꽃이 영춘화인 줄 알았다.
나무의 전체 모습이다. 6년전 쯤 되었을까? 한 뼘 길이의 묘목을
구입했는데 구덩이를 파다보니 곧바로 약한 암반층이 나와
그냥 그 곳에 심고 흙만 덮어 두었던 상태였다.
당시 여러가지 묘목을 한 꺼번에 구입해 심는 바람에 힘이 든 나머지
에라 모르겠다 하는 심정이었는데 그래도 뿌리를 내려 해마다 조금씩 조금씩
성장을 해 온 것이다. 풍년화에겐 참 미안하고 고맙다.
지금의 홍매화. 이 녀석도 곧 꽃망울을
터트릴 기세다.
한참 물이 오르고 있는 영춘화 꽃봉오리.
어느 날 갑자기 꽃을 피워 내 봄을 알려 줄 것이다.
산수유 꽃망울도 만만치 않다. 눈송이같은
꽃을 피워 특유의 노란봄을 보여 줄 것이다.
- 2014. 2. 14(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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