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동사하던 무화과가 겨울을 났다. 그리 차갑지 않았던 날씨 때문이다.
1m 50cm까지 자라있던 줄기에서 움이 돋는가 싶더니 유두처럼 부풀어 오르는 게 보였다.
이름 그대로 꽃이 없는 나무이고 보니 그런가 싶었다. 그런데 벌써부터 열매가? ...
1년생 줄기에 무화과가 달려 기쁨을 준다. 사실은 과육 속에
꽃을 감추고 있다는데 어떻게 수정이 되어 열매가 맺히는 것인지...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구멍으로 작은 벌이 들어 간다고?... 알 수 없는 일이다.
올해도 겨울을 잘 견뎌낸다면 제법 큰 성목이 될 것이다. 몇 줄기를 없애고 4개만 남겨 놓았다. 옛날 따듯한 여수에서 어린 시절을 보낼 때, 집 앞의 우람하게 자란 무화과 나무의 큰 가지에 걸터 앉아 하얀 액이 뚝뚝 떨어지는 덜익은 열매를 따먹던 추억. 입안이 얼얼해도 마냥 좋았다.
옆 집에 살던 또래의 코흘리개 아이가 "덕순"이었는데...
올핸 동사하지 않도록 무리해서라도 보온 처리를 해야 할 것인지 ....
- 2014. 4.23(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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