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감나무가 표준이지만 나에겐 어릴 때 부터 불러 오던 "똘감"이 훨씬 정겹다. 집터를 구할 때 이 똘감나무가 산에 있어 마음을 붙잡기도 했지만 어느 새 2그루가 되어 어린아이 주먹만한 똘감을 매달았다.
올핸 유난히 감 익는 시기가 빠르다는 생각도 잠시,
붉은 색이 돌아 홍시가 마악 시작되려고만 하면 여지없이 까치들이 몰려 와 쪼아 먹는다.
까치들도 살아 가기가 점점 팍팍해져 가는 걸까. 작년까지만 해도 빨갛게 거의 다 익을 때 까지는 건들지 않았
는데 올해는 주인 사정 볼 것도 없이 막무가내다. 더구나 물까치 같은 녀석들은 보통 20여 마리 씩 편대를
이루어 공습을 하는 바람에 감 뿐 만 아니라 울 안의 빨간 열매가 남아있지를 못한다.
산사나무, 마가목, 호랑가시, 사과, 피라칸타... 등등 붉게 익어가는 열매들은 이녀석들이 거의 초토화 시켜
버린다. 밉기가 이를데 없다.
이런 모습들을 오래 두고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예로 부터 감을 수확할 때면 까치밥으로 한 두개 남겨
놓는다 했지만 평소 이 녀석들의 소행(?)을 생각하면 도무지 괘씸하기 이를데 없어 다만 한 개라도 남겨 둘
생각이 없지만 그래도... 서너 개만 남겨 두다.
장대를 이용해 하나 씩 하나 씩 따 모으다. 고개도 아프거니와 팔뚝에 힘이 들어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라
하겠으나 그래도 한 개 씩 톡톡 따는 재미가 여간 쏠쏠하지가 않다.
반 광주리, 얼추 100여 개 되지 않나 싶다. 백 번 이상 고개를 들었다는 얘기다. 아주 좋은 목운동을 한 셈이나
재미를 느껴서 그렇지 사실 운동이라기보다는 노동이라고 표현해야 옳지않나 싶다.
평균 1분에 한 개 씩 깍았다면 껍질 깍아내는 작업에만 1시간 반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 셈이다.
이제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똘감은 비록 크기가 작으나 당도가 매우 높아 곶감이 되면 아주 달다.
홍시로 먹어봐도 요즘 많이 재배하는 대봉감에 비해 유난히 맛이 있다는 느낌이다.
절로 자라 절로 열매를 매단 똘감나무. 그야말로 자연이 준 훌륭한 선물인 셈이다.
- 2014. 9.20(토)
'내 집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출근 길에... (0) | 2014.10.10 |
---|---|
이웃집이 또 한 채 (0) | 2014.10.10 |
구름이 참 멋있어서... (0) | 2014.09.14 |
새식구 된 다람쥐 (0) | 2014.09.14 |
무화과 수확(?) (0) | 2014.09.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