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이야기

연못의 미스터리

소나무 01 2016. 5. 26. 14:33


연못에 민물고기 새끼들이 나타났다. 얼추 10여 마리 뒤는 것 같은데 붕어 새끼인지 피라미인지 구분할 수가 없다.

문제는 어떻게 해서 민물고기 새끼들이 내 집 연못에 생겨났느냐는 것.

내가 최근 다른 곳에서 수초같은 것을 가져 온 일이 없고, 주변에 개천이나 연못같은 것도 없는데 어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1cm 안팎의 새끼들이 쏜살같이 연못을 가른다. 어떤 이는 비가 올 때 바람을 타고 하늘에서 떨어진다는 얘기를 하는데 도무지 믿을 수 없다. 아주 작은 알들이 개구리나 뱀의 먹이가 되었다가 배설물같은 것에 섞여 나온 것일까?

어떻든 이런 작은 존재들이 10여 년 만에 나타나서 나를 놀라게 한다.



사실은 30, 40여 마리에 달하던 금붕어 새끼들이 겨울을 난 후 몰사 한 상태여서 궁금증이 더하다. 금붕어들은 먹이가 없어 그랬던 것일까? 아니면 급격한 체온 변화? 간혹 왜가리같은 새나 황소개구리같은 것에 먹이가 되는 일이 있었지만 어느 며칠 사이에 그 많은 금붕어들이 한꺼번에 사라져 버렸다. 마치 수달같은 것이 찾아 와 거덜 내버린 것처럼.

금붕어를 다시 사와야겠다 싶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민물고기들을 넣으면 적응을 잘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이런 일이 생겼으니,

자연의 조화란 참 오묘하고 오묘하다.   

 

(그 후)

죽었을 것으로 단정했던 어미 금붕어가 수 개월 후에 모습을 나타냈다. 그렇게 긴 시일 동안 어떻게 꼼짝없이 수초 속에 몸을 숨기고 있었을까.

치어들의 성장 모습을 지켜 보니 점점 금붕어를 닮아 가면서 진회색과 함께 빨간 색 치어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래서 어디에선가 유입되었을 것으로 판단했던 피라미같은 민물고기는 다름아닌 금붕어의 알에서 깨어 난 것이었다. 

금붕어의 치어가 검은 색을 띤 것은 어미 금붕어 중에 진회색의 어미 금붕어가 있었기 때문이고. (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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