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이야기

아들의 속마음

소나무 01 2018. 7. 15. 10:50


속마음을 밖으로 거의 표현하지 않는 아들 녀석. 그것도 병이 아닌가 싶으면서도 남자의 깊은 속이거니 하며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다친 허리때문에 얼마 간 입원 생활을 끝내고 집에 돌아오니 내 방에 녀석이 쓰던 1인용의 나무 침대가 놓여 있었다. 푹신한 것 보다 딱딱한 등 받침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시골의 예초기와 잔디깍기를 다룰 수 없어 조작법을 알려줬더니 이제 격주에 한 번씩 서울에서 내려 와 출장작업(?)을 해 주고 있다. 덕분에 일정기간 잡초더미에 묻혀 살아야 하는 신세를 면하고 있다. 


힘을 주거나 무거운 것을 다루지 못하는 내 형편을 잘 아는지라 지난 주엔 밧데리로 쓰는 예초기를 구입해 내려왔다. 예초기는 강력한 힘이 있어야 하는지라 충전용 밧데리 예초기로는 뻣뻣한 줄기의 풀이나 잡초더미 깍는 작업을 해 낼 수가 없다. 이번에는 아니다 싶어 "엔진 예초기가 있는데. 이건 잘못된 판단이고 낭바"라 했더니 머쓱해 한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가볍다는 것을 강조하며 그냥 사용해 보라고 한다.   



엔진예초기는 어깨에 둘러매어야 하는데다 조작과 관리가 간단한 편은 아니다. 녀석이 올라 간 후 구석진 곳에 풀이 뭉쳐있거나 잔디밭 가운데 모나게 많이 자란 곳을 작업해 보니 의외로 편리하다. 무엇보다 가벼워서 수시로 사용하기 좋은데다 조작하기가 쉬워 한손으로도 작업이 가능하다는 편리함을 느낀다. 리듐이온건전지를 사용하는데 모터회전 역시 매우 강력하다. 이를테면 휴대용 개념이랄까.

그래서 지금은 아버지를 생각하는 녀석의 속깊은 마음에 많이 고마워하고 있다. 




이것은 장시간 앉아서 문서작업을 할 수없는 나를 위해 구입해 준 누워서 편하게 작업할 수있는 독서대 겸 노트북 거치기다. 자식 자랑 하는 게 아니라 했는데... 이제 나도 나이 들었음을 어찌할 수가 없다.



                                                                               - 2018. 7.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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