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이야기

추석 연휴에

소나무 01 2018. 9. 26. 11:00


너무 오래된 일. 송편을 만든다고 어머니가 솔잎을 따 오라 했다. 자전거를 타고 멀리에 있는 야산을 찾아 솔잎을 따왔던 생각. 그런 소나무가 지금은 내 울안에 있다. 아내가 송편을 만들어야겠다고 솔잎을 부탁한다. 쌀가루로된 반죽엔 노오란 치자물을 들였다. 참 오랫만에 맛보게 되는 송편.  




맛으로 먹는 송편이 아니라 나에게는 추억을 생각하는 음식. 솔잎을 깔라 그 향내를 기대했으나 생각보다는 마뜩치 않다.

오히려 치자색깔이 고와 눈 호강을 시킨다.



아들녀석은 송편이 아니라 빵을 만들었다. 그랬지 어머니가 반달 모양의 송편을 조물 조물 예쁘게 만들면 나는 반죽을 떼어 엉뚱하게도 토끼도 만들고 꽃모양도 만들고.... 그랬지.



아직 내 몸이 자유롭지 못하니 무거운 농사 장비를 사용할 수 없는 형편. 밤나무 주변에 풀들이 무성해 떨어 진 밤알을 찾기가 쉽지 않다. 아들 녀석이 예초기로 풀들을 제거하여 밤을 줍고 터는 작업을 도와 주다.



울안엔 수십년 된 상수리 나무가 몇 그루 있다. 거기에서 떨어지는 도토리의 양이 적잖다. 해마다 방치하다가 지난 해 처음 얼마 간의 묵을 해먹을 수 있었는데 그 맛 때문인지 아님 올핸 좀 여유가 생겼는지 아내가 도토리 줍기에 나서다.



              나는 얼마 간의 밤을 줍고. 부부는 모처럼 촌부의 모습으로 산자락 밑의 전원생활을 즐겨보다.



                                                                                    - 2018. 9.2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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