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가 예고없이 깜짝 방문했다. 그래서 더 반갑다. 전후 좌우 설명할 것도 없이 강경으로 밥 먹으러 가잔다. 하던 일 팽개치고 따라 나서다.
선배가 한창 잘 나가던 시절 식사 초대로 여기까지 와서 복탕을 먹곤했다는데 오랫만에 한 번 가 보자는 것.
선배 차로 30여 분 달려 예전의 강경 포구에 도착하다. 이젠 드나드는 배도 없는데 젓갈 시장은 여전하다.
"형님, 고창에 풍천장어 없고, 영광에 굴비(조기)없고 여기 젓갈없는 것 맞잖아요?"
예전에 초가였는데 돈 벌어 큰 가게 지었다는 복집에 들러가다. 주인장은 퉁명스런 얼굴로 왜 왔냐는 듯 무표정이다. 들어걸 때 부터 밥맛 없겠다 싶었는데 나오면서까지 일관된 생각. 소개한 선배도 이젠 다시 안 오겠다고.
근처에 황산근린공원이라 하여 전망대가 하나 있었다. 야트막한 돌산 위의 전망대였지만 금강 줄기가 한 눈에 보이겠다 싶어 깨 긴 계단을 숨차게 오르다. 금강 줄기가 보인다. 전망대 창은 온통 유리문으로 둘러 놓았는데 오랜 시간 닦지 않아 뿌옇다. 바로 앞의 젓갈전시장도 이런 걸 왜 만들어 싶게 전시행정의 표본같다. 콘테츠 빈약과 사후 관리의 거의 전무.
공원 초입에 문학비 하나 쓸쓸히 세워 져 있다. 바로 윗형처럼 내가 참 좋아하는 작간데 얼 마 전의 불미스런(?) 일로 요즘 침잠해 있음이 안타깝다. 그래서 더욱 쓸쓸하다. 예전같으면 그냥 지나 가는 일일텐데. 포구에 얽힌 그의 단편들을 다시 읽어 보고 싶다..
- 2018.10.27(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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