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 보니 친구는 내가 그 앞에서 무슨 행동을 하든, 무슨 이야기를 하든 눈치봐도 되지 않는 편한 존재임을 새삼 깨닫게 된다.
오랜 직장 생활을 하면서 언제나 나에 대한 남의 태도에 신경써야 했고, 남을 위해 나를 감추기도 하면서 의도적으로 상대를 배려해야만 했다. 어쩌면 그들 앞에 내 모습은 항상 위선적인 것이었다.
해서 그 앞에서 아무런 모습을 보여도 거리낄 것이 없고, 모자란 모습을 보여도 허물이 되지 않는 깨복쟁이 친구들이 내 집에 왔으니 얼마나 마음 편하고 좋은가.
한 친구는 항공 관련회사 말단 샐러리맨에서 최고 CEO 자리에 까지 이른 후 은퇴한지라 자랑스럽고, 또 한 친구는 국내 최고의 S기업을 거쳐 아직도 중견기업의 임원으로 현역에서 열심히 뛰고있으니 또한 자랑스럽다.
어느 덧 70을 앞 두고 건강한 자화상으로 카메라 앞에 설 수 있어 내심 흐뭇하다.
평일에 일찍 찾아 온 친구와는 근처에서 바람을 쐬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 장날인 근처 삼례시장에서 산 흰 고무신을 신고 좋아하며.
현역 기업인으로 해외 출장이 잦은 친구는 경영 일선에서 진중한 모습으로 늘 새로운 변화와 진전을 생각한다. 사회생활의 삭막함 속에서도 자연에, 화초에 자주 관심을 가지며 여유와 평안을 찾는 모습이 좋다.
집에서 나는 두릅과 쑥국 같으로 만족하며 1박 2일 모처럼 즐거운 시간을 가지다.
- 2019. 5. 4(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