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이야기

새로 심고 옮겨 심고

소나무 01 2021. 3. 22. 10:14

꽃과 나무에 대한 욕심이 너무 과한 것일까. 땅이 한정되어 있음에도 뭘 또 심어볼까 하고 생각한다.

그만 심어야지 하면서도 올봄엔 붓순나무, 백정화, 월계수, 백산차, 황근, 홑 동백, 영산홍과 자산홍, 회양목을 구입해 심었다. 대부분 1년이나 2년생 정도의 늘 푸른 어린 묘목이다. 월동이 불가능한 것들은 화분에 심기도 했다.

 

 

영산홍과 자산홍은 내 머릿속에 그리고 있는 용도를 위해 50여 주를 언덕에 심었는데 1,500원과 2,000원의 어린 묘목을 구입해 심었다. 사질토에서도 잘 자라니 몇 년 지나면 가지를 잘 뻗으리라 생각한다. 심은 지 이미 20 여 일이 지났는데 잎이 점차 싱그럽게 바뀌고 있어 내 땅에 건겅히 뿌리내릴 것으로 여기며.

 

 

동백의 경우 시장에서 파는 것은 거의가 겹동백이다. 홑동백은 내가 사는 지역에서 월동이 어렵다는 이유 때문에 찾아볼 수가 없는데 며칠 전 산림조합에서 운영하는 나무시장에 가 보니 홑 동백이 눈에 띄는 것이었다. 별도의 온실에서 판매되고 있어 이쪽 지역에서도 월동이 가능하냐고 물으니 그렇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가까운 서천 바닷가에서 많이 봤던터라 월동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해 왔으나 어떻든 내가 살고 있는 주변에서는 본 일이 없었다. 내가 아린 시절을 보낸 여수에서의 오동도 동백에 대한 애틋한 향수를 잊을 수 없어 심어 보기로 하다. 양지바른 언덕에 심었으니 한 겨울에도 추위를 잘 견뎌내기 바라면서. 

 

 

 

엊그제 방문한 친구가 마당에 나무들이 많고 상대적으로 울타리의 수목이 빈약하니 옮겨심어 보라고 권유한다. 진즉 그렇게 하고 싶었으나 십 수년 동안 자란 것이어서 포클레인으로 하면 모를까 내 힘으로는 도무지 엄두가 나지 않았던 일이었다.

하루 동안 생각해 보다가 결국 결행하기로. 그동안의 노동으로 단련된 내 삽질의 노하우(?)와 비닐 포대를 이용한 미끄럼식 이동이라면 가능할 것으로 믿으며 과감히 작업에 나서다.

이식 대상의 나무수국과 병꽃나무 2 그루는 뿌리의 주심이 없고 옆으로 퍼져 있어 비교적 수월하게 옮김 작업을 끝낼 수 있었다. 뿌리를 많이 쳐낸 편이었지만 뿌리가 붙어있는 봉분을 훼손하지 않을 수 있었고 한편으로 가지치기를 많이 하였기에 거뜬히 활착 하게 될 것으로 생각해 본다.

 

 

 

 

 

 

 

 

 

 

 

 

부기.

심고 싶었던 빠알간 달리아는 화원에서 친구가 사 준 것이고, 이제 꽃은 시들었지만 뿌리 번식으로 새 줄기가 여럿 나오기 시작한 히야신스는 또 다른 친구가 가져다준 것. 둘 다 양지바른 화단에 심었는데 월동관리를 잘하게 되면 내년에도 아름다운 자태로 다시 피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본다.

 

                                                                                          - 2021.  3.2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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