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이야기

풀(채소)먹는 닭

소나무 01 2022. 1. 9. 16:07

병아리 때부터 줄곧 사료를 구입해 주었고 보니 닭 먹이는 그것으로 만족하려 했는데 밖에 내놓으면 풀을 잘 쪼아 먹곤 해서 가끔씩이라도 푸른 잎을 마련해 줘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한 여름엔 야생의 왕고들뺴기와 텃밭에서 기르던 상추, 아욱 등의 여유분을 거의 매일 빠뜨리지 않았고, 김장 때문에 수북이 쌓였던 배춧잎을 양껏 먹을 수 있도록 해 주었다.

 

식성이 좋거나 배가 고플 때면 배춧잎을 줄기까지 남감없이 해 치운다.

 

 

그런데 한 겨울로 접어들고 보니 마트에서 일부러 구입하지 않으면 싱싱한 먹이를 조달할 수 없게 되었는데 그렇다고 해서 고가(?)의 배추를 사료용으로 구입해 사서 줄 수는 없는 노릇. 

산책하다 보니 주변에 푸른 잎들이 보인다. 소리쟁이는 이 겨울에도 동사하지 않고 성장하고 있다. 온난화 영향인가? 이걸 뜯어 주었더니 제법 잘 먹는다. 왕고들빼기처럼 맛있는 것이 있을 때는 녀석들이 외면했었는데 지금은 풀이 귀한 때라는 것을 감지한 모양이다. 

집 근처 풀밭에 군락을 이루고 있는 소리쟁이. 소한이 지난 날씨에도 푸른 색이 많이 감돈다.

 

 

 

텃밭의 잡초처럼 여겨왔던 별꽃나물도 군데군데 제법 자라고 있어서 뜯어서 주고 있다. 소리쟁이보다는 연하고 잎이 아주 작아 녀석들이 이걸 아주 잘 먹는다. 별꽃 나물은 나물국으로 끓여 먹기 위해 지난 이른 봄에 한 번 시도를 해 봤으나 줄기와 잎이 서로 엉켜 씻기가 쉽지 않고, 맛 자체도 별꽃이란 이름처럼 그리 특별한 것도 아니어서 그냥 밭에 방치했고 보니 지금 여기저기에서 제멋대로 자라고 있다. 닭 먹이로 이용할 수 있어서 잘된 일이다. 

어떻든 지금은 그런대로 녀석들에게 푸른 잎을 제공해 주고 있으나 워낙 왕성히 잘 먹는지라 주변의 이런 먹이들이 며칠 안으로 모두 사라질 형편이어서 그 다음 단계를 고민하고 있다. 댓잎도 잘게 썰어주면 입에 대긴 하는데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는다.

산란용 사료 외에 생선 잔반이나 고구마같은 것을 가끔씩 주고 있어서인지 이 겨울에도 알을 꾸준히 낳아주고 있어 고맙다. 주변 지인의 말이나 인터넷 자료를 보면 겨울엔 알을 낳지 않는다 했는데 매일처럼 청결 유지해 주고 물 얼지 않도록 해주고 하는 주인의 마음을 생각해서 그러한지......   

 

                                                                                        - 2022. 1.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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