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이야기

새 가족 백년초

소나무 01 2023. 6. 13. 12:23

오늘 개복숭아 효소 담그기를 준비하다가 무심히 화단을 스쳤을 때 절로 감탄사가 나오다. 백년초가 연노랑의 노란 꽃을 피웠기 때문이다.

"오, 아름다운지고!"

흡사 이른 봄의 복수초처럼 꽃잎이 얇으면서 색이 매우 연하다. 꽃말이 정열이라는데 순결이리고 해야 맞지 않나 싶다.

 

첫사랑일 때 상대를 만나면 매만지고 안아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것처럼 이 꽃을 보며 그런 마음이 들었다면 과장일까. 가시 달린 잎의 투박한 모습 때문에 그 느낌이 반감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더욱 그 모습이 빛나 보이는 게 아닌지.  꽃밭 한 켠에 딱 한 송이만 피어있어 더 귀하고 아름답게 느껴진다. 

 

 

2년 전 가까운 곳에 사는 후배로부터 효과가 좋은 것이니 한 번 먹어보라고 백년초 열매 효소 한 병을 선물 받았다.

그리고 파란 잎과 뿌리가 달려있는 백년초 여러 개와 함께. 그러나 사실 효소엔 무관심했고 뿌리가 있는 생물 자체에 마음이 가는 것이었다. 그냥 그대로 심으면 내 땅에서 살아날 것 같아 밭 한쪽에 심었는데 그중 하나는 꽃밭에 심었다. 

선인장 류인데도 추운 겨울울 나고  봄에 새로운 잎이 돋아나기 시작했다.

"아마도 내년 쯤이면 잎이 더 무성해지면서 아마도 노란 꽃이 필 거야 -"

그러면서 꽃을 기다렸다. 후배 집 밭에서 봤던 이 백년초 노란 꽃이 너무 보기 좋아서 효소보다는 꽃을 보겠다는 마음으로 기다리기를 2년,  드디어 오늘 활짝 개화한 예쁜 모습을 보여 준 것이다. 

 

 

그런데 부추밭 옆에 심은 몇 개는 아직 꽃을 보여주지 않는다. 그늘 쪽에 심어져 있어 그런가 보다는 생각. 이 참에 맘먹고 다른 좋은 장소를 선택해 옮겨 심어야 할까 보다. 그러기 전에 여기에서도 며칠 후 노오란 꽃이 피어나면 좋겠는데....

 

                                                                                                     - 2023. 6.1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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