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에 눈길이 자주 간다. 예쁜 자태라서 그렇다.
수년 전 전통문화 관련 일을 할 때 근무지 정원에 이 나무가 심어져 있었고 꽃이 참 매력적이었다. 퇴직 후 자주 생각 나 한 농원에서 어렵게 구해 심었는데 추위에 약한 탓에 구입 당시 가지 몇 개가 동사한 상태였지만 어떻든 이후 잘 자라주었고, 하여 올해는 유난히 꽃송이가 많이 달렸다. 반갑다.
멀리에서 보면 작은 솜 뭉텅이 같은 게 가지 끝에 달려있는 것 같아 존재감이 없지만 가까이 대하면 여간 예쁜 게 아니다. 더구나 그 향기가 아주 그윽하다. 그래, 꽃이란 게 다 그렇지. 가까이 아주 가까이. 가까이 다가가서 봐야 비로소 그 아름다움을 느낀다.
한 송이에 긴 자루 모양의 아주 작은 꽃들이 여러 개 모아 피는지라 쳐다보는 묘미도 특별하다. 표면에는 흰색의 부드럽고 연한 털이 많아 귀티가 난다.
멀리 떨어져 있다가도 그 유혹에 자꾸 곁으로 다가가서 한참을 들여다 보고 여러 번 향기를 맡는다.
절로 터져 나오는 감탄사.
- 아, 좋다!
그런데 잎보다 먼저 삼지(三枝) 끝에 고개 숙여 매달려 핀다. 그러고 보니 그 뒤쪽에 심겨 있는 진달래도 잎보다 먼저 꽃이 피어나고 있다. 서로 만나면 좋으련만, 누굴 닮았다.
- 2024. 3.17(일)
* 지금 함께 마당 안에 피어있는 서향과 꽃차례와 향기가 참 비슷하다.
그래서 황서향, 천리향이라고도 부른다고.
꽃말이 '부(冨)를 부른다'는데 관심이 덜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