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단에 분홍의 예쁜 꽃이 피기 시작했다. 올해부터 새롭게 인연을 맺게 된 꽃이다.
지난 3월에 파종을 해 놓고는 어떻게 생긴 꽃일까 무척 궁금해했는데 예상했던 대로 단아하고 어여쁜 모습이다. 예쁘지 않은 꽃이 어디 있을까만.
꽃이름을 몰라 검색해 보니 이질풀 꽃이라는 확률이 94%라고 뜬다. 그러나 이건 아니다 싶어 다른 형태로 찍어 보니 이번에는 쥐손이풀. 이것도 아닌데...
산에 다니면서 이 두 꽃의 이름과 형태를 진즉 알고 있기에 그렇다.
요즘 수입되어 오는 종(種)이 워낙 많은지라 아직 등록이 되어있지 않을 것 같기도 하다. 갖고 있는 식물대백과사전에는 아예 없으리라 여겨 들춰보지도 않았다.
최근에 둘러본 대형의 화원에도 이 꽃은 없었다.
줄기를 보니 진즉 낙화한 끈끈이대나물과 흡사한데 꽃은 이질풀 꽃과 그 형태가 거의 닮았다.
그것 참, 글쎄 언젠가는 이름을 알 수 있겠지 하다가는 다시한번 검색을 시도.
이번에는 안개초일 확률이 99%란다. 그렇다면 이름이 안개초인 게 맞는 것 같다.
지난해 가을 들녘의 한 전원주택에 사는 지인을 찾은 일이 있는데 그 이의 서재에 이 꽃줄기가 씨받이용으로 걸려 있었다. 사연을 물으니 마당에 피어있는 꽃을 보고 당시 찾아온 한 방문객이 씨를 좀 받아놓아 두라 했단다. 언제일지 모르지만 다시 그 사람이 찾아오면 건네줄 것이라는 것. 씨를 받아주라 헸다면 분명 그 꽃의 아름다움에 반했을 터였다.
꽃이름을 물으니 모르겠단다. 그가 근세사 연구에 몰입해 있는 학자인지라 그럴 수 있겠다 싶었다. 어떤 꽃인지 궁금해 하며 바싹 마른 꽃몽오리 몇 개를 그때 가져왔었다.
씨앗 하나가 채송화나 꽃양귀비 그것처럼 존재감이 없을 정도로 매우 작았다. 개수로 치면 어림잡아 수 백개 되리라 싶었는데 나름 정성 들여 심어 기다렸더니 싹이 올라온 것은 불과 열서너 개 안팎. 그게 고맙게도 이렇게 자라주어 지금의 아름다운 자태로 피어 나 주인을 반겨주고 있는 것이다. 아마 내년이면 훨씬 더 많이 피어나게 될 것이다.
내 집에서 함께 살게 되었으니 이름을 자주 불러줘야 할텐데 이름이 정말 안개초인지는 아직 확신이 서지 않는다. 검색창의 사진으로 보는 꽃 형태는 비슷하지만 줄기가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동유럽 쪽 캅카스가 원산이라는데 좀 더 알아봐야 될 듯.
어떻든 내 집 마당이 환하게 되었으니 곧 사진과 함께 그 이에게 곧 고맙다는 문자라도 보낼 참이다.
- 2024. 6.20(목)
'꽃' 카테고리의 다른 글
풍선 덩굴 (0) | 2024.07.26 |
---|---|
삼지닥나무 꽃의 재발견 (2) | 2024.03.17 |
나포 맨드라미 (2) | 2023.08.20 |
하늘로 올라 간 능소화 (4) | 2022.07.28 |
새 봄 새 꽃 (0) | 2022.04.05 |